국제일반
美 산불·허리케인 난리인데…트럼프는 11월 기후협약 공식 탈퇴
뉴스종합| 2020-09-17 09:44

허리케인 '샐리'가 몰고 온 폭우와 홍수로 1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펜서콜라의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2등급 허리케인인 샐리는 이날 오전 앨라배마주 걸프쇼어스 인근에 상륙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뉴스24팀] 미국이 최근 서부지역 일대가 산불로 초토화된 가운데 이번에는 허리케인 '샐리'가 16일(현지시간) 미국 남동부를 강타해 강풍과 함께 곳곳에 ‘물폭탄’이 터지면서 대형 자연재해에 몸살을 앓고 있다.

AP통신과 CNN방송 등은 2등급 허리케인인 샐리가 몰아치면서 숱한 가옥이 침수된 가운데 50만 가구 이상의 집과 사업장에 전기가 나가고 수백명이 구조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속 165㎞의 강풍을 동반한 샐리는 이날 오전 4시 45분께 앨라배마주 걸프쇼어스 인근에 상륙한 뒤 플로리다주 펜서콜라부터 앨라배마주 도핀섬까지 멕시코만 연안에 폭우, 홍수를 일으키고 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펜서콜라의 해군 항공기지에서는 61㎝의 강수량이 기록됐고, 다운타운에서는 강수량이 1m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앨라배마와 플로리다에서 오전까지 50만가구 이상이 정전이 됐다.

배가 육지로 내동댕이쳐지는가 하면 펜서콜라 해변에서는 변압기가 폭발했고, 곳곳에서 큰 나무가 쓰러지고 건물 지붕에서 떨어진 금속 물체들이 거리에 굴러다니는 장면이 목격됐다.

바지선에 있던 건설 크레인이 뜯겨 나가면서 펜서콜라 만의 다리를 강타, 일부 구간이 붕괴했다는 사진도 나돌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앨라배마 걸프주립공원의 한 부두도 파괴됐다.

펜서콜라가 속한 에스캄비아 카운티 당국은 이날 오후까지 침수 지역에서 최소 377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보안관인 데이비드 모건은 나무 위에서 구조를 기다린 4명의 가족을 포함해 40명 이상이 1시간 만에 안전지대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앨라배마주 오렌지 비치에서는 강풍으로 빌딩 한쪽 벽이 날아가면서 최소 5개 층의 내부가 노출되기까지 했다. 토니 캐논 시장은 최소 50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샐리는 시속 7㎞의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탓에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 당국은 허리케인이 앨라배마와 조지아주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계속 강한 비를 뿌리고 일부 지역에서 갑작스러운 홍수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일부 지역들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태를 예의주시 중이다.

오후에 접어들어 샐리는 시속 110㎞의 강풍을 동반한 열대성 폭풍우로 다소 약화했지만, 17일에도 앨라배마와 조지아 내륙에 폭우가 예상된다고 AP는 보도했다.

미 서부를 강타하고 있는 대형 산불처럼 허리케인의 맹공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한편,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는 기후 변화에 관한 유엔기본협약(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키로 유엔에 공식 통보해 올해 11월 4일 공식 탈퇴하게 된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에 큰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그는 그간 기후위기와 이와 관련한 지구 온난화를 허구로 규정하고, 이에 관한 대응이 미국 노동자와 기업, 납세자에게 부담을 줘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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