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癌 환자 식욕부진 원인 찾았다
뉴스종합| 2021-02-18 13:14
유권(왼쪽) 박사가 암 환자에서 나타나는 섭식장애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연구진이 암 환자에서 나타나는 섭식장애 원인을 최초로 규명했다. 향후 특정단백질에 의한 신호전달체계를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로 연계될 경우 항암치료 효과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유권‧이규선 박사 연구팀이 암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분비되는 특정 단백질(Dilp8/INSL3 펩타이드)이 뇌신경세포의 특정 수용체를 통해 식욕조절 호르몬을 조절하는 기전을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암세포에서는 다양한 암 분비인자와 염증유도인자를 분비, 정상조직의 기능을 저하시킴으로서, 암환자의 합병증 유도와 생존율 감소에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 환자의 대표적 합병증인 암 악액질 증후군은 심각한 섭식장애와 지속적인 체중감소 현상을 동반하며, 암환자 생존율과 항암치료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암환자 섭식장애의 원인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초파리 암 모델과 RNA 전사체 분석을 통해 암 세포에서 유래된 특정 단백질(Dilp8 펩타이드)의 발현과 분비가 현저하게 증가됨을 확인했다. 또 뇌신경세포의 수용체(Lgr3)를 통해 식욕조절에 관여하는 신경펩타이드 호르몬의 발현을 변화시켜서 초파리 암 모델에서 섭식장애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KAIST 의과학대학원 서재명 교수팀은 마우스 암 모델에서도 특정 단백질(Dilp8 펩타이드)과 상동인자인 INSL3이 현저하게 증가해 섭식장애를 유발하며, 특히 암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INSL3)을 마우스 뇌에 직접 주입할 경우에 먹이 섭취량과 체중이 감소되는 것을 확인했다.

서울아산병원 김송철 교수팀은 악액질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연관성 연구를 실시한 결과, 섭식장애가 나타난 췌장암 환자에서 해당 단백질(INSL3)의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같은 사실은 암 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INSL3)이 뇌신경계의 식욕 조절에 관여하는 신경세포에 작용해 암 환자의 식욕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암 분비 물질인 해당 단백질(INSL3)이 암환자 섭식장애를 유도하는 중요한 신호인자로 작용함을 규명한 것이다.

유권 박사는 “초파리 실험모델에서 발견한 기초원천 연구결과를 포유류인 마우스에서 확인했고 암 환자 임상연구에서 재확인했다”면서 “향후 암환자의 효율적인 항암치료 보조제로 활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새로운 치료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세포생물학지(Nature Cell Biology)’ 2월 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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