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IT과학칼럼] 에너지효율 위한 ICT 역할
뉴스종합| 2021-02-25 11:36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2050 대한민국 탄소중립’ 선언 이후 에너지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부쩍 커졌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에너지발전량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6.5%로, 향후 전 국토에서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만 사용하기까지 가야 할 길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가장 큰 열쇠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다. 그러나 에너지원이 재생에너지로 전환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지난 12월 우리나라는 올해 파리협정의 본격적 이행을 앞두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를 2017년 7억914만t 대비 24.4%로 정한 바 있는데, 이러한 점들을 고려했을 때 에너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 답은 인공지능 등 정보통신기술(ICT)에서 찾을 수 있다. ICT의 유연성과 연결성, 지능화라는 특징이 에너지 생태계 전반에 고루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전량 예측을 통해 ‘에너지 생산’을, 에너지 거래를 지원해 ‘에너지 유통’을, 지능형 에너지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에너지 소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ICT 역할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에너지와 ICT기술을 결합해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먼저 인공지능 기술로 기상의 변화나 발전소의 상태 등을 판단해 발전시설별로 발전량을 예측할 수 있다면 어떨까? 발전량을 예측할 수 있으면 불확실성이 적어져 생산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또한 에너지의 통합관리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 소규모 발전소에 분산돼 있는 에너지를 낭비 없이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공장이나 빌딩, 가정에 각각 적합한 에너지관리시스템을 개발·적용해 사용하는 패턴에 따라 에너지를 절약하거나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더불어 에너지 효율화 과정에서 생성된 다양한 분야의 에너지 데이터를 수집·관리하는 데이터허브를 구축하고 수집된 빅데이터를 통해 기존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 작업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방향은 ICT 자체에서도 에너지 효율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앞당겨진 디지털 전환은 데이터 및 인터넷 트래픽 급증 등 ICT산업의 에너지 사용을 증가시키므로 대비가 필요하다. 향후 세계 에너지 소비 중 ICT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10%에서 2030년 21%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ICT 자체에서 에너지 효율화를 이루는 첫 단추로 ICT산업 내 에너지 소비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분야를 생각해볼 수 있다. 데이터센터에서는 우선 데이터 처리량에 따라 가동되는 서버 규모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기술이나 인공지능 기반으로 온도 조절을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센터 내 에너지 효율화에 접근해볼 수 있을 것이다.

네트워크 분야는 이용자 트래픽에 따라 기지국 신호 출력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기술 등을 개발해 네트워크 장비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지국의 에너지 절감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또 그밖에도 ICT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나 센서 자체를 초저전력으로 설계하는 기술 등도 생각해볼 수 있다.

코로나19에서 디지털 전환이라는 타개책을 모색했던 것처럼 탄소중립국으로 가는 에너지 보릿고개에 ICT 융합 에너지 효율화 기술 경쟁력으로 에너지 생산·소비·유통 효율을 대폭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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