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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미세조류로 ‘소(牛)태아혈청’ 대체한다
뉴스종합| 2021-03-31 11:12

해양미세조류 스피룰리나 추출물 대량배양을 위한 광생물배양기.[KIO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강도형 박사 연구팀이 해양미세조류에서 추출한 해양원천소재인 스피룰리나에서 소태아혈청 대체효능을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앞으로 스피룰리나를 활용해 소태아혈청의 윤리문제를 해결하고 상용화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물의 혈청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세포의 성장과 기능에 관여하는 호르몬을 함유하고 있어 바이오·의약 산업에서 세포배양에 사용되는데 특히 소(牛)태아혈청의 활용도가 뛰어나다. 하지만 소태아혈청을 얻는 과정에서 환경적, 윤리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가축이 내뿜는 메탄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데, 약 75~150만 마리의 소가 혈청을 얻기 위해 길러지고 있으며, 소를 도축하고 태아를 꺼내 혈청을 추출하는 과정이 비윤리적이라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단백질, 탄수화물 등 생리활성물질이 풍부한 스피룰리나에 주목했다.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하는 해양미세조류의 일종인 스피룰리나가 동물혈청을 대체한다면 윤리·환경문제로부터 자유롭고, 대량으로 배양한다면 경제성을 갖추고 상용화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스피룰리나 세포에서 SACCS라는 물질을 추출하고 세포배양을 진행했다. 세포를 배양하기 위해서는 배양체가 필요로 하는 영양물질을 혼합한 ‘배지’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혈청은 배지에 10~20% 농도로 첨가가 되는데, 연구진은 혈청 대신 스피룰리나 추출물을 첨가한 것이다. 그 결과 세포성장률, 성장속도 등이 매우 안정적이며 세포특성에 따라 소태아혈청 대체율은 최대 90%까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배양육을 만드는 씨위드에 SACCS 제조기술을 이전하고, 해조류를 활용해 친환경이고 식용가능한 배양육을 생산할 수 있도록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피룰리나 추출물 시제품.[KIOST 제공]

강도형 박사는 “스피룰리나에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사실은 알려져 왔지만, 원료의 대량생산 및 2, 3차 상위 산업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부족했다”며 “소태아혈청 대체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는 효능 최적화를 위한 대량생산과 표준화 연구 등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웅서 KIOST 원장은 “지구 생물종의 약 80%가 바다에 서식하고 있지만, 연구에 활용된 종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백신개발 등 인류가 직면한 난제 해결을 위해 바다가 제공하는 생물자원을 잘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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