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유해화학물질 과다노출 ‘당뇨병’ 부른다
뉴스종합| 2021-04-01 16:20
당뇨 환자 혈당체크 모습.[123rf]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유해화학물질이 인체에 과다 노출됐을 때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동물실험으로 입증됐다.

안전성평가연구소(KIT)는 흡입독성연구그룹 박철민 박사 연구팀이 목포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 공동으로 유기염소계 살충제(OCP) 복합물 노출에 의한 제2형 당뇨병 발생 간 상관관계를 검증했다고 1일 밝혔다.

OCP는 체내에 축적돼 인체나 생태계에 면역체계 교란, 중추신경계 손상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진 오염물질이다. 특히 파킨스병이나 암, 비만, 당뇨병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기존 복합화학물질에 대한 연구는 2가지 이상 여러 물질이 혼합되어 있어 독성 영향 분석에 많은 시간과 비용 등이 소요되므로 대부분의 연구가 ‘단일물질’을 대상으로 ‘고농도’, ‘단기노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사람들이 경험하고 만성질환 발생에 관여하는 노출형태는 복합물질, 저농도, 만성노출 형태이므로 현재 보고되는 연구 결과로는 역학 연구 결과를 설명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인체의 혈액에서 검출되는 5종의 OCP를 체내에 존재하는 농도를 고려해 동일한 비율로 혼합, L6 근육세포와 제브라피쉬에 처리해 당(糖)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이번 세포실험 연구에서 OCP 복합물을 L6 근육세포에 0.5nmol/L, 50nmol/L, 5000 nmol/L 농도별로 6시간, 12시간, 24시간, 48시간 노출시킴으로서 저농도의 만성노출의 조건으로 시험 결과를 분석했다.

시험 결과, 단일물질보다 훨씬 낮은 농도로 처리했을 때 L6 근육세포에서 당 흡수가 감소됐고 이러한 원인은 활성산소종의 과도한 생성과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상실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제브라피쉬가 OCP 복합물에 노출됐을 때 세포사멸과 ROS 생성이 증가해 당 흡수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OCP 복합물 노출 통한 L6근육세포와 제브라피쉬 연구 모식도.[안전성평가연구소 제공]

이번 연구 결과는 유해화학물질 노출이 질병 발생에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유해화학물질 노출을 저농도, 복합물 관점에서 해석함으로서 해당 연구 방법론을 과학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박철민 박사는 “이번 연구가 제2형 당뇨병과 같은 환경성 질환 발생에 대한 유해화학물질 노출의 위험성을 제시하고, 연구 방법론에 있어 저농도, 복합물 관점의 중요성을 보임으로서 다양한 인과관계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공학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3월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