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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제품인데 중고값이 2배 비싸” 그래픽카드 폭등 도대체 언제까지
뉴스종합| 2021-09-02 17:41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가상자산 채굴에 쓰이는 그래픽카드(GPU)가 출고가 대비 2배 이상 가격에 판매되며 과열 양상을 띄고 있다. 지난 6월 가상자산이 일제히 폭락하며 그래픽카드 품귀현상이 해소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2년 전 출시 제품마저 중고값이 2배로 뛰었다. 제조사가 그래픽카드의 채굴성능을 제한해 가격 폭등을 막고자 나섰지만 무용지물이다.

2일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지포스 GTX 1660 SUPER는 중고가 6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2년전 출시 당시 20만원 후반에서 30만원 초반대에 거래되다 가상자산 채굴 열풍과 맞물려 가격이 2배 이상 뛴 것이다. 그래픽 성능이 채굴 속도를 좌우하는 만큼 과거 모델 선호도는 낮지만 이마저도 빠른 속도로 판매되고 있다.

‘출고가 대비 2배 이상’은 가상자산 채굴에 쓰이는 전 그래픽카드에 적용된다. 특히 이더리움 채굴에 가장 효율적이라고 알려진 지포스 RTX 3080은 지난해 9월 80만원~90만원 중반에 판매됐으나 현재 가격은 170만원대에 형성됐다. 이보다 한 단계 낮은 모델인 RTX3070은 65~75만 원대에 출고됐으나 중고가 120만원대를 유지 중이다.

지포스 GTX 1660 SUPER. 2년전 출시 된 그래픽카드지만 가상자산 채굴 열풍으로 출고가 대비 2배인 6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msi 제공]

이마저도 지난 6월 국내 가상자산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가격대가 내려간 결과다. RTX3070 모델의 경우 지난 5월 172만원에 판매되다 6월 136만원으로, RTX 3080는 236만원에서 182만원으로 한 달 동안 최대 50만원까지 하락했다. 당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 하락으로 그래픽카드 중고 상품이 대거 쏟아지면서 품귀현상도 해소되는 듯 했다.

그러나 가상자산이 다시금 회복되면서 가격 폭등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모양새다. 가상자산 채굴은 고성능 컴퓨터로 복잡한 수학 연산을 해결해 가상자산 이용자 간 거래 명세를 정리하면 그 대가로 가상자산을 받는 방식이다. 이 때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들어간 그래픽카드가 활용된다.

그래픽카드 품귀로 당초 고해상도 PC게임 구현 본래 목적으로 사용되지 못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이에 제조사 엔비디아 지난 6월 지포스 RTX 3060 Ti, 3070 Ti, 3080 Ti 등 그래픽카드에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채굴 연산 능력을 제한했다. 가상자산 채굴 알고리즘의 속성을 감지해 가상자산 채굴 속도인 해시율을 절반으로 제한하도록 설계했다. 앞서 RTX 3060의 이더리움 채굴 능력을 제한해 수급불균형 해소에 나섰지만 좀처럼 잡히지 않자 이를 다른 제품으로도 확대한 것이다.

그래픽카드 품귀현상은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2022년까지 그래픽 카드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 예측했다. 당초 올해 하반기에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가상자산 채굴 열풍이 장기간 영향을 미칠 것이라 내다봤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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