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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면서도 게임은 한다?” 엔씨 ‘블소2’ 11위→3위 상승했지만…
뉴스종합| 2021-09-04 16:44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출시 직후 혹평을 받은 엔씨소프트 모바일게임 ‘블레이드&소울2’(이하 블소2) 일일 매출순위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블소2는 국내 최대 사전예약자(746만명)을 기록하며 큰 기대를 받았지만 리니지식 과금 구조를 답습해 이용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엔씨가 잇달아 시스템을 개선, 민심 달래기에 총력인 가운데 블소2가 초기 흥행 부진을 극복할지 주목된다.

지난 3일 모바일게임순위 정보 업체 게볼루션에 따르면 구글플레이스토어 기준 블레이드&소울2의 일매출 3위를 기록했다. 블소2는 출시 이튿날인 지난 27일 구글플레이 11위를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다 줄곧 순위가 상승하며 7위(28일)→5위(29일)→4위(30일)에 안착했다. 이날 한계단 더 상승하며 자체 최고 순위에 올랐으며 자사 모바일게임 ‘리니지2M’까지 앞질렀다.

3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일 매출 순위[게볼루션 캡처]

블소2는 ‘리니지’ ‘아이온’과 더불어 엔씨의 대표 3대 지식재산권(IP) 중 하나다. PC 무협 게임 원작 ‘블레이드&소울’을 계승해 제작됐다. 무협 콘셉트와 동양적인 그래픽으로 전작의 경우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유럽 등지서 호평을 받았다. 중국 동시접속자가 150만명을 기록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엔씨가 리니지2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넘버링 타이틀로 출시전부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 블소2 발표회를 통해 “기술의 한계를 넘어선, MMORPG에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역대급 액션”이라며 자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출시 직후, 수익모델(BM)을 두고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무늬만 다른 리니지’라는 혹평이 거셌다. 게임 여론이 엔씨소프트 전체 이미지까지 타격을 주며 블소2 출시 이틀 만에 시가총액 4조원이 증발되기도 했다.

4월 블레이드&소울2 쇼케이스에 등장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엔씨소프트 제공]

이에 엔씨는 ‘블소2 살리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출시 직후 직면한 이용자 비판을 수용하고 빠른 후속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27일 사과문과 함께 핵심 기능인 ‘영기’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고 1차 수정을 단행했다. 유료 버프형 아이템 ‘영기’를 구입하지 않은 이용자가 거래 가능 아이템을 획득할 수 없게 했던 것을 폐지했다. 이어 주요 콘텐츠 보상 상향과 함께 난이도 완화 조치를 진행했다. 엔씨소프트가 출시 일주일 만에 두 차례 개선조치를 단행한 일은 전무하다.

엔씨소프트 측은 “게임의 전반적인 난이도 조정 및 보상 개선을 통해 조금 더 수월하게 게임을 즐기고, 성장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했다”며 “불편사항들에 대해 꾸준히 경청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엔씨의 후속조치와 맞물려 매출순위가 상승하고 있지만 게임업계에서는 단순히 블소2를 넘어 엔씨 기업 이미지 하락이 근본적인 악재라고 지적한다. 더불어 매출순위 3위도 신작을 좀처럼 출시하지 않는 엔씨로서는 기대 이하 성적이다. 실제 사전 예약자수를 감안 1~2위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의 예상보다 하회한 결과다.

한 중견게임사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변화는 수년전부터 있었지만 정작 게임사들은 과거 성공에 안주했다”며 “이번 블소2를 보고 앞으로 나올 리니지, 아이온 등 차기 엔씨 게임이 ‘달라지지 않겠다’는 인식이 굳어진 만큼 엔씨의 개발문화, 기업문화 등 전반적 개선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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