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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커지는 ‘강용석 딜레마’…단일화 실현될까[정치쫌!]
뉴스종합| 2022-05-14 06:00
무소속 강용석 경기도지사 후보가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이번 6·1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도지사 선거가 초접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측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강성 보수 성향의 강용석 무소속 후보의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5%를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보수표 분산’을 막기 위해 김은혜 후보와 강 후보 간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자칫하면 단일화로 중도표가 이탈해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만 유리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대립하는 양상이다.

13일 헤럴드경제가 최근 일주일 간 발표된 복수의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강 후보는 최근 5% 안팎의 유의미한 지지율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럴드경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0~11일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802명을 대상으로 경기지사 후보 지지도를 조사했을 때, 김동연 후보가 42.4%, 김은혜 후보가 41.8%, 강 후보가 5.1%의 지지를 얻었다.

지난 10일 발표된 조원씨앤아이(경기일보 의뢰) 조사에선 김동연 후보가 44.8%, 김은혜 후보는 39.2%, 강 후보는 5.4%였다.

앞서 데일리리서치(중부일보 의뢰)가 지난 5~6일 실시한 조사에선 김은혜 후보(44.8%), 김동연 후보(41.0%), 강 후보(10.1%) 순이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경기도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광역·기초단체장 후보자 연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이렇듯 김은혜 후보와 김동연 후보 간 엎치락뒤치락 혼전 양상이 이어지면서 강 후보가 경기지사 판세에 미치는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일단 두 후보 측 모두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김은혜 후보는 지난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강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제가 예전에 단일화 질문이 나왔을 때 유권자분들에게 ‘저의 유불리만을 따지는 것은 도의가 아니다’고 말한 적 있다”며 “경기도민들이 맞다고 판단하는 시선을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언론 인터뷰에서 “(강 후보와의) 단일화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자체가 도민에게 온당한 자세가 아니다”고 말한 것과 비교하면 달라진 기류가 느껴지는 발언이다.

강 후보 또한 전날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단일화 조건에 대해선 이미 공개를 했다 단일화 여론조사를 통해 누구 지지율이 더 높은지 보면 된다”며 “단일화는 저쪽(김은혜 후보)에 달려있다. 사실 어부지리로 김동연 후보가 당선되게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단일화 성사에 대한 공을 김은혜 후보에게 넘긴 셈이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왼쪽부터), 정의당 황순식 후보,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당원들 사이에선 김은혜 후보와 강 후보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진행된 김은혜 후보, 김동연 후보, 강 후보, 황순식 정의당 후보 등 네 명의 첫 TV토론 직후 국민의힘 홈페이지 ‘발언대’ 게시판에는 강 후보와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글이 줄지어 올라왔다. ‘김은혜는 경기도민을 위한다면 강용석과 단일화하라’, ‘김은혜 후보는 단일화 조건에 응하라’라는 제목의 글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두 후보 간 단일화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일화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지방선거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택이 될 것”이라며 “단일화의 효과를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중도표 이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또, 선거가 다가올수록 보수층 유권자들의 ‘사표 방지 심리’가 작용해 강 후보의 득표율이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막상 선거날에는 보수정당 후보가 되기 위해 표를 김은혜 후보 쪽으로 몰아줘야 한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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