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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엔 미사일로’ 강화된 한미 연합대응…北 대화 견인은 ‘숙제’ [尹 취임 한 달]
뉴스종합| 2022-06-09 10:17
10일로 취임 한 달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최은지 기자] “저는 한 달 됐다, 일 년 됐다, 특별한 소감 같은 것 없이 살아온 사람이고, 열심히 해야 한다. 시급한 현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서 밝힌 취임 한 달 소회다. 윤 대통령이 ‘시급한 현안’을 강조한 것에서 경제안보 등에서의 위기감이 묻어난다. 특히 북한은 올해 들어 모두 18차례에 걸쳐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31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무력시위를 감행한 가운데 7차 핵실험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는 등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한미는 동맹 노선 강화와 무력을 배제하지 않는 연합작전으로 대응하는 한편 북한에 대화와 외교적 해결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부터 미국과 함께 대북 견제 대책으로 확장 억제 확대를 내세우는 등 동맹의 성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실질적으로 무력화하고 대화테이블로 끌어 앉히는 일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당장 북한 핵실험 가능성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북핵 대응 최대 난제로=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에 8일 돌입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이번 회의는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과 맞물려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임기 첫 ‘현충일 추념식’에서 강력한 대북억제력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면서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을 갖춰나가겠다”면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북 정책은 과거 문재인 정부와의 기조를 전면 뒤엎었다. 대통령실은 8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대 협의회에서 “윤석열 정부는 과거와 같이 도발이 있고 나면 회의만 하고 아무런 실질적인 조치를 하지 않은 전 정부와는 다른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며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실제 한미 양국 군은 지난 5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8발 발사에 대응해 다음날 새벽 탄도미사일 8발을 공동으로 사격했다.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윤석열 정부식 대응 전략으로 풀이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지난달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확대 정상회담에 앞서 배석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

▶한미 동맹 강화에 ‘방점’…대일·대중 관계는 안갯속=윤 대통령의 한 달간 대북·외교 행보의 방점은 한미 동맹 강화에 찍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외교무대에 데뷔했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기간 내내 밀착 행보를 과시했다. 한미 동맹을 말뿐이 아닌 실천하고 행동하는 동맹으로 전환하는 초석을 놓았다는 게 대통령실의 평가다.

대중·대일 관계 개선은 만만찮은 과제다. 윤석열 정부 취임 이후 한일 양국은 조속한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지만 역사왜곡 교과서 문제를 비롯해 한국의 독도 인근 해양과학조사선에 대한 문제 제기,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방출 문제까지 민감한 현안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대중 정책은 고민으로 남았다.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 성격의 협의체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한국이 초창기 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중국은 잔뜩 날을 세우고 있다.

▶윤 대통령의 외교전 본격화=윤 대통령은 이달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 예정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나토정상회의는 한반도를 둘러싼 신(新)냉전구도 속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에서 열린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윤 대통령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의 비회원국 정상이 초청됐다.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중국의 군사적 부상을 새로운 위협으로 규정하는 ‘전략 개념(Strategic Concept)’을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전략 개념’은 나토의 안보 환경 평가와 중장기 전략을 담은 문서로, 미국은 2010년 이후 10년 만에 새로 규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이 대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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