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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원의 軍플릭스] 날개 편 KF-21의 다음 항로는?
뉴스종합| 2022-07-24 15:51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가 19일 오후 4시 13분 역사적인 최초비행을 위해 이륙하는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2022년 7월 19일 16시13분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의 최초비행을 성공했다”

정부가 지난 19일 KF-21 최초비행 성공을 공식확인한 발표의 첫 문장이다.

날짜뿐 아니라 연도와 분 단위까지 명시한 것은 KF-21 최초비행 성공이 그만큼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다.

KF-21 시제기는 경남 사천에 자리한 개발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근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이날 오후 3시 40분 이륙해 33분 간 사천과 남해 일대 상공을 누빈 뒤 4시 13분 착륙했다.

6·25전쟁 당시 소총 하나 만들지 못하던 나라가 자체 개발·생산한 초음속전투기 최초비행에 성공한 말 그대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KF-21의 양산단계 국산화율 목표는 65%에 달한다.

다만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방위산업전시회인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 KF-21 최초비행 소식을 접한 안현호 KAI 사장이 밝혔듯 “7월 19일은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역사적인 날”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현재 정확한 진단이라 할 수 있다.

초도양산이 예정된 2026년까지는 이번 최초비행과 같은 시험비행을 2200회나 더 가져야 한다.

미국 등 항공선진국들이 통상 새로운 항공기의 최초비행에서 양산까지 6~10년 가량을 잡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4년 이내 KF-21의 완벽한 성능을 입증하고 양산에 착수하는 것은 여전히 ‘미션 임파서블’에 가깝다.

KF-21은 이 기간 2200회의 시험비행을 가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안정성을 비롯해 속도·고도·기동능력 확장, 비행성능·조종특성·항공전자·세부계통 검증, 그리고 무장 분리·발사 검증 등을 수행하게 된다.

최초비행 때 KF-21이 마하 1.8(시속 2200㎞)의 초음속 비행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시속 430㎞로 비행하고, 항공역학적 조종이나 유사시 대응이 용이한 1만5000피트(4500m)까지만 상승한 것도 안정성에 우선을 두고 속도·고도 등은 후속 시험비행에서 점차 높여간다는 로드맵에 따른 것이었다.

랜딩기어를 접지 않은 채 비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KF-21은 이에 앞서 내년 후반기 예정된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 문턱을 넘어야 한다.

이 같은 과정을 무사히 통과한다면 공군은 2026년 후반께 KF-21 초도양산 1호기를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군은 2028년까지 초도물량 40대, 2032년까지 추가물량 80대 등 총 120대를 도입해 장기운용중인 F-4와 F-5 전투기를 대체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 때도 KF-21 체계개발사업이 완전히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2026년은 지난 2015년부터 인도네시아와 국제공동연구·개발로 추진중인 체계개발(블록Ⅰ) 기간의 만료일 뿐이다.

한국은 다시 2026년부터 2028년까지 단독으로 추가무장시험(블록Ⅱ)을 계획하고 있다.

블록Ⅰ에는 8조1000억원이 투입되는데 인도네시아는 이 가운데 20%인 1조6000억원을 분담하고 시제기와 기술을 이전받을 예정이지만 현재 일부 분담금을 연체중이다.

블록Ⅱ에는 7000억원이 투입된다.

방위사업청이 작년 11월 공개한 KF-21 1대와 ‘가오리 X1’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국산 스텔스 무인전투기 3대가 편대비행하는 모습을 컴퓨터그래픽으로 구현한 모습. [헤럴드DB]

이와 함께 KF-21이 최초비행에 성공하면서 국산 스텔스 무인전투기(UCAV)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방사청은 작년 11월 ‘출고식 이후 미리 만나보는 KF-21의 비행모습’이라는 제목의 1분 12초 분량 영상을 공개했는데, KF-21 1대가 스텔스 무인전투기 3대와 함께 독도 상공 등에서 편대비행을 펼치며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컴퓨터그래픽(CG)로 구현해 눈길을 모았다.

대한항공이 개발한 ‘가오리-X1’의 개량형으로 보이는 스텔스 무인전투기는 미 해군용 스텔스 무인전투공격기와 유사한 형상이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 2010년부터 스텔스 기능을 갖춘 무인전투기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를 진행중인데, 형상설계, 전파흡수, 무미익 비행제어 등의 기술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KF-21과 스텔스 무인전투기 개발·전력화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한국형 유·무인기가 대한민국 영공을 수호하는 꿈의 현실화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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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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