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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상공 ‘태극’ 수놓은 블랙이글스…FA-50 수출 지원 비행
뉴스종합| 2022-08-04 09:21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3일(현지시간) 이집트 피라미드 에어쇼 2022에 참가해 카이로 인근 피라미드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공군제공]

[헤럴드경제=카이로(이집트) 국방부 공동취재단·신대원 기자]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영국과 폴란드에 이어 이집트 하늘에서 고난도 공중곡예를 펼쳤다.

블랙이글스는 3일(현지시간) 카이로 기자 대피라미드 인근에서 열린 ‘피라미드 에어쇼 2022’에 참가해 이집트 공군 특수비행팀 ‘실버스타즈’(Silver Stars)와 합동비행을 선보였다.

이집트가 피라미드 인근에서 개최한 첫 에어쇼로, 외국 공군 특수비행팀의 피라미드 상공 에어쇼 역시 블랙이글스가 세계 최초의 기록을 남겼다.

블랙이글스의 첫 아프리카 상공 비행이기도 했다.

45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피라미드 인근의 비행 허가는 대단히 까다로워 그동안 외국군의 에어쇼가 열린 적이 없었다.

그만큼 이집트 측이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중인 FA-50 경공격기의 모체인 T-50을 개량한 공중곡예 특수항공기 T-50B의 성능과 블랙이글스 조종사들의 실력을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라 할 수 있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3일(현지시간) 이집트 피라미드 에어쇼 2022에 참가해 카이로 인근 피라미드 상공에서 레인폴 기동을 선보이고 있다. [공군 제공]

먼저 이집트의 중국 K-8E 카라코럼으로 구성된 실버스타즈가 비행에 나섰다.

실버스타즈는 약 11분간 다양한 형태의 편대비행과 교차비행, 배면비행, 트위스트 비행 등을 선보였다.

이어서 블랙이글스 항공기 8대가 공연에 나섰다.

피라미드 상공으로 치솟은 블랙이글스는 붉은색과 푸른색 연막을 뿌리며 실버스타즈보다 빠르고 높게 비행했다.

흰색 연막을 분사하며 솟구친 블랙이글스가 피라미드 상공 위에 태극 문양을 그리자 관중석에선 ‘코리아’라는 탄성과 함께 박수가 쏟아졌다.

관객들은 블랙이글스가 수직으로 하강하며 폭포수를 연상케 하는 ‘레인폴’ 기동과 8대의 기체가 정면으로 날아오다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웨지 브레이크’ 기동을 선보일 땐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촬영하는 등 감탄을 금치 못했다.

블랙이글스는 이날 30여분 간 24개 기동을 선보였다.

블랙이글스의 공연이 끝나고 70여명이 한국과 이집트 국기 등을 휘날리며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쇼가 연출될 때에도 관객들은 여전히 ‘블랙이글스 원더풀’을 외쳤다.

이집트 소년 맬릭 군은 “실버스타즈도 멋있지만 블랙이글스는 최고”라며 “한국 노래를 좋아하고 나라는 잘 몰랐는데 오늘부터 한국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날 피라미드 에어쇼는 한국과 이집트 양국 우호협력 증진을 넘어 ‘K-방산’ 해외 핵심 거점 마련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양국은 올해 초 성사된 K9 자주포 수출 협상 이후 물밑교섭을 통해 FA-50 수출 및 현지 공동생산 방안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중동 군사강국인 이집트는 2023년 기종 선정을 목표로 고등훈련기 도입과 수명이 도래한 항공기 순차 교체를 추진중이다.

특히 차기 핵심전력 확보에도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는데,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잠재적인 수출국으로도 손꼽힌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3일(현지시간) 이집트 피라미드 에어쇼 2022에 참가해 카이로 인근 피라미드 상공에서 이집트 공군 특수비행팀 실버스타즈와 우정비행을 하고 있다. [공군 제공]

홍진욱 주이집트대사는 “이집트 정부 관계자들도 ‘역사적인 장면에 참여하게 돼 영광스럽다’는 얘기를 했다”며 “이번 에어쇼가 양국 간 깊은 신뢰관계를 보여준 게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김용민 공군 제53특수비행전대장은 “이집트를 방문해 보니 고등훈련기 사업으로 FA-50에 상당한 관심을 가진 것을 알게 됐다”며 “에어쇼를 보고, 항공기 기능을 본다면 T-50 계열 항공기에 매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집트 공군 파일럿 아흐메드 사카 씨는 “우리가 하기 어려운 기동을 블랙이글스가 많이 보여줬다”면서 “물론 블랙이글스가 멋진 친구들이고 비행기량이 뛰어나기에 가능하지만 우리도 같은 비행기를 쓴다면 지금보다 더 멋진 공연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며 T-50 계열 항공기에 관심을 표시했다.

이번 블랙이글스의 피라미드 상공 비행은 FA-50을 비롯한 국산 항공기 수출 지원을 위해 공군과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그리고 FA-50 도입을 검토중인 이집트 공군이 공동기획했다.

공군과 방산업계는 이집트 수출과 공동생산으로 이집트군 수요를 충족한 뒤 제3국 수출까지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봉근 KAI 수출혁신센터장은 “향후 10년 내 FA-50 1000대 수출 목표가 가시화되고 있는 순간”이라며 “이집트와 협력해 FA-50 아프리카 버전을 개발하고 아프리카 지역 내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상=대한민국 공군 ]
[영상=대한민국 공군]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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