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지상엔 복합문화타운, 지하엔 소각장…자원회수시설 패러다임 바뀐다
뉴스종합| 2022-08-17 10:00
서울시는 17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신규 자원회수 시설을 디자인·친환경·콘텐츠 등 모든 측면에서 매력적인 지역 명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에 새롭게 건설되는 신규 도심 광역자원회수시설 조감도.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서울에 새롭게 건설되는 자원회수시설이 ‘기피시설’에서 ‘기대시설’로 바뀐다. 9월에 발표 예정인 신규 자원회수시설의 지상부에는 놀이기구, 스카이워크 등이 설치된 복합문화 타운이 조성되고, 지하에만 소각시설이 들어선다. 시는 새로운 자원회수시설을 서울의 관광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1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새롭게 지어지는 자원회수시설을 기피시설이 아닌 기대시설로 조성해 자원회수시설의 패러다임을 새로 쓰겠다”며 “신규 자원회수 시설을 디자인·친환경·콘텐츠 등 모든 측면에서 매력적인 지역 명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시가 밝힌 신규 자원회수시설의 건립 비전은 ▷랜드마크 ▷지역발전 ▷소통공간 ▷친환경성 등 총 4가지를 골자로 한다. 시는 2026년부터 매립지에 생활폐기물을 소각하지 않고 직매립하는 것이 금지되는 정책에 발맞춰 현재 운영 중인 4개 광역 자원회수시설(양천·노원·강남·마포)에 더해 이 같은 방안이 담긴 신규 자원회수시설을 2026년까지 건립한다는 방침이다.

▶자원회수시설 ‘기피시설’ 고정관념 깨고 지역 랜드마크 ‘기대시설’로 변신=서울시는 새롭게 지어지는 자원회수시설을 과거 공장형 외관과 높은 굴뚝으로 대표되는 이미지를 깨고 혁신적 건축 디자인이 적용된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는 국제 현상설계 공모를 실시하고, 자원순환의 이미지가 담기는 공간으로 기획할 예정이다.

또 소각시설은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업무시설, 문화시설, 공원 등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시설을 건설한다. 기피의 상징이었던 굴뚝은 전망대, 레스토랑, 레포츠시설 등 관광객의 발길을 붙들 핵심 관광명소로 만들 방침이다. 이 외에도 주민 의견을 수렴해 도서관, 실내정원, 실내체육시설, 카페 등도 지역 맞춤으로 조성한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자원회수시설을 지역의 명소로 만든 사례가 이미 여러 곳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아마게르 바케’는 소각시설 상부에 스키장을 만들고 벽면에는 암벽장을 설치해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으며, 2021년 올해의 세계 건축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만의 ‘베이터우’ 소각시설은 160m 굴뚝 상부에 전망대와 회전식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소각시설 상부에 스키장, 클라이밍장 등이 설치된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자원회수시설 ‘아마게르 바케’. [서울시 제공]

▶청정에 집중한 자원회수시설…주민에겐 인센티브 제공=신규 자원회수 시설은 첨단 기술이 집약된 세계 최고의 오염방지설비를 갖춰 대기오염물질·악취·소음을 최소화한다. 특히, 오염물질 배출기준을 법적 허용기준 대비 10~50% 수준으로 강화해 기존 자원회수시설은 물론 유럽, 일본의 시설보다도 엄격하게 관리한다. 이에 더해 주변 거주지 등과 분리된 작업차량 전용 진출입 도로도 개설한다.

신규 자원회수시설은 불가피하게 직매립되고 있는 폐기물을 모두 소화할 수 있도록 일일 소각량 1000t 규모로 조성한다. 이렇게 되면 2026년엔 직매립 제로가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자원회수시설 설치지역 주민에게는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서울시는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자원회수시설에 주민이 원하는 편익시설을 도입하고, 연간 100억원 규모의 ‘주민지원 기금’도 조성해 아파트관리비, 난방비 등 주민 복리증진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자원회수시설 건립부터 운영 전 과정을 면밀히 관리할 계획이다. 신규 자원회수시설 최적 후보지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입지선정위원회에서 5개 부문(입지·사회·환경·기술·경제) 검토 과정을 거쳐 9월 최적 후보지를 결정해 발표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원회수시설이 서울시와 서울시민 전체를 위한 필수 시설이므로 최적 후보지 결정 시 지역주민의 이해와 협조를 바란다”며 “세계 최고의 랜드마크 조성, 깨끗하고 안전한 시설,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 지원 등을 통해 자원회수시설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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