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이상한데로 가” 달리던 택시서 뛰어내린 여대생 사망…운전자 송치
뉴스종합| 2022-08-17 11:53
숨진 여대생이 택시에서 뛰어내리기 전 친구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여대생의 동생이 국민청원을 통해 공개했다.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경북 포항에서 20대 여대생이 달리던 택시에서 뛰어내렸다가 뒤따라오던 SUV에 치여 숨진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운전자 2명을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포항북부경찰서는 17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택시 기사와 SUV 운전자를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 3월 4일 포항 북구 흥해읍 KTX포항역 인근에서 여대생 A(20)씨가 택시에 탑승했다. A씨가 탑승하기 전 A씨의 남자 친구는 택시 기사에게 A씨가 사는 대학 기숙사로 가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택시기사는 A씨가 다니는 대학 기숙사가 아닌 다른 기숙사로 알아듣고 출발했다. 경찰이 확인한 블랙박스에 따르면 택시기사가 A씨 남자친구의 말을 잘못 알아듣고 대답한 내용이 확인됐다.

A씨는 택시 탑승 직후 택시 기사가 다른 기숙사로 향하자 불안감을 느꼈다. A씨의 대학 기숙사로 가려면 포항역을 출발해 달전오거리에서 좌회전해야 하지만 택시는 우회전한 뒤 영일만대로로 진입한 것이다.

A씨는 택시기사에게 “차에서 내려도 되는가”라고 물었고, 이에 택시기사는 “갑니다”라고 말한 뒤 다른 대학 방향으로 달렸다. 그러자 공포감을 느낀 A씨가 택시 조수석 뒷문을 열고 달리는 택시에서 뛰어내렸다. 이후 뒤따르던 SUV에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한편 해당 사건이 발생한 직후 A씨의 동생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누나의 억울한 죽음을 바로 잡고 싶다”면서 A씨가 사망하기 직전 친구와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눈 내용을 공개했다.

A씨는 택시에서 뛰어내리기 전 친구에게 “택시가 이상한 데로 가서 무섭다”, “내가 말을 걸었는데 (택시기사가) 무시한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대해 택시 기사는 “행선지를 잘못 알아듣고 다른 대학 기숙사 방향으로 달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 결과와 수사심의위원회 논의 등을 거쳐 운전자 2명에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으로 송치했고 우리 손을 떠나 검찰과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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