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기준금리 4% 목전까지 간다…기준금리 3.75%까지 가야 ‘스톱’?
뉴스종합| 2022-11-24 10:12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헤럴드경제=박자연·김광우 기자] 한국은행이 2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우리나라 기준금리는연 3.25%로 2012년 7월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상승률과 한미 금리차 등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기준금리 추가 상승 가능성은 높다. 다만 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부작용과 성장 정체를 간과하기 어려운 만큼, 내년에도 한은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24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3.25%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이 또다시 금리인상 카드를 꺼낸 것은 고물가 때문이다. 금통위가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데 물가는 가장 주요한 요건 중 하나인데 현재 5%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다. 향후 1년을 바라보는 기대인플레이션도 4%를 웃돌며, 이 역시 목표 물가 상승률(2%)보다 크게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한미간 금리차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 아래로 떨어지면서 외환시장 출렁임이 잠잠해졌지만, 달러 강세가 감지되면 원/달러 환율은 언제든 반응 할 수 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미금리차는 현재 0.75%p 벌어졌다. 미 연준이 내달 빅스텝을 단행하면 한미금리차가 1.25%p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데, 한미금리차가 이처럼 벌어진 것은 한미 금리역전기 1기인 1996년 6월~2001년 3월(최대 1.5%p) 이후 처음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최종 기준금리는 3.5~3.75%선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를 낮추지 않는다면 상단은 재차 올라갈 수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 물가라는 변수가 있고, 우리도 물가가 잡힐 때까지 계속 인상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내년에도 인상 기조를 유지, 상반기 3.75% 정도가 가장 유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금리 인상폭을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은 금리를 올려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최종금리가 3.75%까지 오를 경우 올 1월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1년 6개월 간 2.75%p 뛰는 것인데 이는 콜금리 목표제에서 기준금리로 전환된 2008년 2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1%p 오를시 가계 및 기업의 이자 부담은 13조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자금시장 경색이 아직 풀리지 않았다는 점도 추가 금리인상에 부담이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 경우 저금리 시기 받은 대출이 상당한데 금리가 오르니까 연초에 잡아놨던 투자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자금 융통까지 어려워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을 무조건 따라갈 수만은 없다고 생각해 금리 최고점을 3.5%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도 "자금 경색이 이어지면서 cp금리가 기준금리 인상을 일찌감치 선반영했다”며 “추가 금리 인상은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금리인상 영향으로 그간 우리 경제를 지탱했던 수출, 소비의 동반 부진이 예상된다. 각종 기관들 역시 1%대 성장을 예상하며 내년 상반기께 한국 경제가 가장 좋지 않을 것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한은도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1.7%로 발표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경기 침체 및 둔화가 이어지면서 수요가 위축되고 물가도 이에 따라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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