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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흔드는 서초동 ‘말말말’…남욱 “이낙연에 자료줘”·NY측 “사실무근” [정치쫌!]
뉴스종합| 2022-12-06 08:3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대장동 일당’의 법정 증언들이 더불어민주당의 취약지점인 ‘친명·친문’ 갈등에 불을 지피고 있다. 지난해 대선 경선 당시 대장동 일당이 이재명 후보(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내 경선 낙마를 위해 이낙연 후보 측에 ‘자료’를 건넨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지난해부터 이재명 측에선 각종 ‘대장동’ 언론보도의 배후로 ‘이낙연이 있다’는 의심을 가졌는데, 최근의 법정 증언들은 이같은 의혹을 배가시키는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공판에선 김만배씨측 변호인과 ‘대장동 일당’ 중 한명인 남욱 변호사와의 대화가 있었다. 김씨 변호인은 “김만배 씨와 정영학 씨가 2019년 11월 싸움이 있었는데, 이번에 ‘정영학 씨가 이낙연 측 윤영찬 의원을 통해 김 씨에게 크게 싸움을 걸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다.

남 변호사는 이에 대해 “정영학 회계사가 말했던 ‘428억’ 천화동인 1호와 관련된 부분, ‘50억 클럽’ 관련 부분 등을 (정 회계사 변호인인) 박모씨가 윤영찬 의원에게 녹취록 포함해 자료를 넘겼다는 얘기를 들었다. 기자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의 이같은 진술은 ‘이재명 대표측이 428억원의 대장동 지분(24.5%)을 가졌다’는 검찰측 주장을 받침하는 진술로 해석된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이 대표를 공격하는 자료가 ‘대장동 일당’에서 이낙연계로 분류됐던 윤영찬 의원에게 건네졌다는 사실이 간접 확인된 부분이다. 지난해 대선 경선 과정에선 ‘이재명 시장의 날인’ 등이 담긴 비교적 정확한 자료들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의 과정에 이낙연계 인사들의 ‘뒷작업’이 있는 것 아니냐고 이 대표 측에선 의심해왔다.

특히 이 대표측이 뼈아프게 받아들였던 지점은 쌍방울이 개입된 것으로 알려진 ‘변호사비 대납의혹’ 사건이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 대표가 변론에 필요한 변호사들을 사실상 고용하면서도 제대로 비용을 지불치 않았다는 의혹이다. 이 대표와 가까웠던 쌍방울이 관련 변호사비를 대신 납부했다는 것이 사건의 핵심이다. 이 대표측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관행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대장동 일당’ 남 변호사가 윤 의원에게 이 대표와 관련한 ‘대장동 자료’를 건넸다는 간접 증언이 나오자 윤 의원은 즉각 부인했다. 윤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정영학 회계사 측이 윤 의원에게 대장동 관련 자료를 넘겼다고 들었다’고 진술한 데 대해 “정 회계사와 일면식도 없으며 남 변호사가 기자에게 전해들었다는 녹취록이나 자료를 전달 받은 바도 없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또 “대장동 개발 배임 사건 공판에서 남 변호사가 진술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지난 대선 때부터 유사한 내용으로 여러 언론인들의 문의가 있었으며 저와 의원실은 일관되게 사실무근임을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낙연 조기복귀’ 가능성을 타진하는 전망들이 다수 나왔다.

관련 사항을 정치적으로 종합하면 지난해 대선 경선 당시부터 항간에 떠돌던 ‘이낙연이 이재명을 대장동으로 공격한다’는 소문이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장동 일당’ 일부의 발언으로 일부 확인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이 대표가 검찰 수사로 곤경에 처하자, 이제는 이낙연계측에서 다시 ‘이낙연 조기복귀’ 가능성을 꺼내며 이 대표를 밀어내려는 시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다.

남 변호사의 관련 증언은 민주당 내부 갈등을 일으킬 휘발성이 큰 발언이다. 민주당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로 봉합 상태였던 ‘친명·친문’ 갈등이 다시 불붙을 개연성이 있는 지점을 남 변호사의 발언이 정확히 타격했기 때문이다. 다만 남 변호사의 발언은 ‘들었다’는 전언 형태의 발언이어서 재판 증거로서의 효력은 낮고, 자료를 받았다고 지목된 당사자 윤 의원이 ‘즉각 반박’에 나서면서 아직은 어떤 방향으로 추후 전개가 이어질지는 전망이 불투명하다.

관련 재판에선 이 대표가 직접 돈을 받은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한 남 변호사의 발언도 나왔다. 김씨측 변호인은 남 변호사를 상대로 “증인(남욱 변호사)의 (최근) 주장대로면 씨알이 많이 먹혔다는 것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남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JTBC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12년동안 그 사람(이재명 대표)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많이 해봤겠어요. 트라이를. 씨알도 안 먹혀요”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남 변호사는 최근엔 이 대표측 지분이 있었다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내놓은 바 있다.

남 변호사는 이에 대해 “워딩(씨알도 안먹힌다) 자체는 사실이다. 이재명은 공식적으로 씨알도 안 먹힌다”며 “밑에 사람이 다 한 거다. 추측이니까 걱정돼서 함부로 말할 수가 없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지난해 ‘이재명은 씨알도 안먹힌다’고 했던 자신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법정에서 재확인 해준 셈이 됐다. 대신 그가 말한 ‘밑에 사람’이 누군지는 아직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검찰은 밑에 사람을 ‘유동규·정진상·김용’이라는 판단인 반면, 이 대표측은 ‘밑에 사람’을 유동규 한명으로 보고 있는 상태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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