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헤어질 결심’ 오스카 불발에…외신 "아카데미가 박찬욱 무시"
뉴스종합| 2023-01-25 06:22
영화 '헤어질 결심' 포스터.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 국제 장편영화 부문 최종 후보에서 오르지 못했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24일(현지시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제95회 오스카상 시상식에 오를 최종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헤어질 결심'은 작년 12월 공개된 국제영화 부문 예비후보(Short List) 15편에 포함됐으나 최종 후보 목록에선 빠졌다.

국제영화상 후보로는 '아르헨티나, 1985'(아르헨티나), '클로즈'(벨기에), '서부 전선 이상 없다'(독일), '말 없는 소녀'(아일랜드), 'EO'(폴란드)등 5편이 선정됐다.

이로써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이후 3년 만에 한국 영화의 오스카 수상 기대는 무산됐다.

앞서 '헤어질 결심'은 비록 수상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미국 양대 영화상 가운데 하나인 골든글로브와 미국 비평가들이 선정하는 영화상인 크리틱스초이스에서 각각 비영어 작품상과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었다.

또한 지난해 5월 칸국제영화제에선 감독상을 안겼다.

'헤어질 결심'이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후보에서 탈락한 것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AP 통신은 "올해 가장 큰 놀라움 중의 하나는 호평을 받은 박 감독의 로맨틱 누아르 '헤어질 결심'이 (후보에서) 배제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적어도 '헤어질 결심'은 국제영화상 후보로 확실해 보였고 박 감독도 감독상 깜짝 후보로 거론됐다"며 "하지만, 아카데미는 박 감독을 무시했다. 글로벌 영화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고 두드러진 영화감독 중 한 명에게 때늦은 오스카의 순간을 줘야 할 기회마저 놓쳤다"고 지적했다.

IT·엔터테인먼트 전문 매체 매셔블은 "칸영화제 선두주자였던 '헤어질 결심'을 무시하기로 한 아카데미의 결심은 절대적인 범죄"라고 표현했다.

인사이더는 "'헤어질 결심'의 후보 탈락은 올해 가장 큰 퇴짜 중 하나다. 일부 사람은 '아카데미의 억지'라고 했다"며 화가 난 영화 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누리꾼들도 소셜미디어에서 오스카 국제영화상 후보 선정 기준을 문제 삼았고, 한 트위터 이용자는 "아카데미 규정이 바보 같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미국 영화 평론가 아이작 펠드버그는 '헤어질 결심'의 후보 불발에 대해 "정말로 좌절감을 일으킨다"며 "이 영화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면에서 훌륭한 예술 작품"이라고 말했다.

'헤어질 결심'은 박 감독이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장편 영화다.

한 남성의 변사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멜로 스릴러로 담아냈다.

올해 제95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3월 12일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다.

3년 전인 2020년 92회 시상식에선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 감독, 각본, 국제영화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을 휩쓸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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