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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구하기 어렵다”...경기침체에도 월마트 임금 17% 인상
뉴스종합| 2023-01-25 09:50
미국 플로리다의 월마트 매장 모습. 월마트는 최저임금은 14달러로 올린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AF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전역에서 160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최대 고용주 월마트가 최저 임금을 올리기로 했다. 일부 대형 기술기업들의 해고 바람과 달리 밑바닥 고용시장은 여전히 탄탄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24일(현지시간) 월마트의 존 퍼너 최고경영자(CEO)는 매장 직원 최저임금을 시간당 14달러로 올린다고 밝혔다. 이는 연방정부 최저임금 7.25달러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매장 직원들의 임금은 종전 시간당 12~18달러에서 14~19달러로 차등 적용된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17달러에서 최소 17.5달러로 오른다.

이번 결정으로 전체 직원의 약 21%인 34만명이 임금 인상 혜택을 보게 됐다. 또 월마트는 이번 임금 인상이 연중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덕분에 최저임금이 각각 15달러, 17달러인 타깃, 코스트코 등 경쟁업체와 격차는 좁혀지게 됐다.

이번 결정은 인플레이션 지속과 소비 둔화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 고용시장이 견조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앞서 12월 실업률은 3.5%로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1만5000건 감소한 19만건으로, 시장 예상치(21만5000건)을 크게 밑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절반 이상의 주들이 내년 최저임금을 인상할 예정이지만 고용시장이 빠듯한 탓에 고용주들은 직원을 유지하기 위해 최저임금보다 훨씬 높은 임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월마트가 텍사스나 조지아 등 연방정부 최저임금보다 주 최저임금이 낮은 지역에 매장이 많다는 점에서 시장지배력을 가진 월마트의 임금 인상이 지역의 임금 수준을 결정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WSJ은 내다봤다.

유통업체들 간 직원 유치 경쟁이 치열한 것도 이번 임금 인상의 배경이다.

컨설팅업체 EY파르테논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방송에 “지난 18개월 동안 월마트 등 소매업체들은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며 “직원을 해고하면 다시 고용하고 교육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1만8000명 이상을 해고한 아마존도 지난해 9월 일반 창고 노동자의 평균 초임은 시간당 18달러에서 19달러로 인상한 바 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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