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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시즌 본격 돌입…‘실적 하락→주가 상승’ 패턴 이어질까 [투자360]
뉴스종합| 2023-01-25 09:57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화면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1.32포인트 오른/내린 2,426.58에, 코스닥 지수는 7.26포인트(1.01%) 오른 725.23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5원 내린 1,233원으로 시작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설 연휴 이후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돌입하는 가운데, 연초부터 이어진 뜻밖의 ‘1월 효과’가 월말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경기 침체를 반영한 대형주들의 부진한 실적 발표로 인해 펀더멘털 이슈가 부각될 경우 증시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반면, ‘어닝 쇼크’가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악화된 절대 수치보다는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힌트가 더 중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25일 각 사 공시에 따르면 이번 주엔 굵직한 국내 상장사들이 잇따라 실적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을 시작으로 1월 중에는 ▷26일 현대차 ▷27일 LG에너지솔루션·LG전자·LG디스플레이·기아·포스코홀딩스 ▷30일 삼성SDI·삼성중공업·GS건설 ▷31일 삼성전자·LG화학·LG생활건강·현대제철이 실적을 공시한다. 2월에는 ▷1일 SK하이닉스 ▷3일 네이버 ▷7일 SK이노베이션 ▷8일 금호석유화학 ▷9일 롯데케미칼 ▷10일 카카오 등이 실적을 공시한다.

일단 작년 4분기 실적이 1년 전과 비교해 좋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잠정 실적을 공개한 ‘실적 풍향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어닝 쇼크’에 빠진 만큼 다른 기업들 역시 실적 한파를 피해 가긴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기업들이 금리 인상과 공급망 재편,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등 악재에 짓눌렸던 만큼 절대 수치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어닝 쇼크’가 주가 급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실제로 연초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0일 6만1800원까지 오르며 연초 대비 11%가량 크게 올랐다. 설 연휴 기간 엔비디아, AMD 등 미국 반도체 관련 주가가 큰 폭으로 뛴 것도 삼성전자 등 국내 기술주들의 낙관론에 힘을 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당장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0일) 대비 1.31% 오른 2426.58에 장을 시작했다. 설 연휴 시작을 앞두고 이틀 연속 상승했던 코스피가 이날 거래 시작과 동시에 장중 2400선을 돌파한 것이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1.01% 상승한 725.23에 거래를 시작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어닝 쇼크’ 이후에도 주가는 계속 오르는 추세”라며 “주가가 현재 시점에 나타난 숫자에 따라 움직이기보다는 최소 1~2분기 앞의 미래를 내다보고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주 이어질 실적 발표에서 보일 부정적 수치들의 속에 숨어있는 실적 개선 가능성들이 향후 주가 전망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미국 나스닥 지수 내 ‘빅테크’들의 연이은 실적 발표 결과도 국내 증시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4일(현지시간) 발표한 2023 회계연도 2분기(2022년 10~12월) 실적에서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선방한 결과를 내놓았다. 경기 둔화 탓에 6년여 만에 가장 둔화된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회사 성장을 이끌고 있는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특히, 순이익 부문에서만큼은 시장 전망치를 충족시켰다. 이날 실적 발표 후 MS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4% 이상 올랐다.

MS가 기대 이상 실적을 공개하면서 어두웠던 애널리스트틀의 전망 역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주 넷플릭스에 이어 MS까지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으며 최악은 지난 것이 아니냐는 시사점을 던져줬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일 메타를 시작으로 알파벳, 아마존, 애플 등으로 이어지는 빅테크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 역시 커지는 추세다.

이 밖에도 26일~27일 연이어 발표될 미국 4분기 GDP 성장률과 12월 개인소비지출(PCE) 수치 역시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좌우할 일정으로 꼽힌다. 다음달 1일로 예정된 2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기 판단과 기준금리 인상 폭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이 2.9%(연율 기준)를 기록, 직전 분기(3.2%)에 비해 둔화하지만 성장세는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PCE 가격지수 역시 전년 대비 4.4% 오르며 전월(4.7%)보다 상승폭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근거로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다음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증시를 괴롭혔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하락이 뚜렷해진데다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강화되는 과정이란 점도 한국 증시에 우호적 소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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