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확전 경계 安, 일단 스톱…그래도 “대통령실 경선 개입은 법적 문제”
뉴스종합| 2023-02-06 10:07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거가 ‘대통령실·안철수 의원’ 간 정면 충돌로 번지는 가운데 안 의원은 돌연 공개 일정을 잠정 중단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함께 익명의 대통령실 관계자까지 직접 ‘안철수 때리기’에 등판하면서, ‘제2의 나경원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다.

안 의원 측 선거 캠프는 6일 오전 “오늘 일부 일정은 상황 점검 및 정국 구상을 위해 조정됐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7일 예정된 비전발표회부터는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당의 비전과 정책을 보여주는 전당대회를 약속했는데, 지나치게 싸우는 모습으로 보여지는 것이 국민들 보시기에 피로하실 것 같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이 이날 소화한 공식 일정은 오전 MBC 라디오 인터뷰 뿐이다. 안 의원은 이 인터뷰에서 “(윤핵관이라는 표현을) 안 쓰겠다”며 밝혔다. 윤 대통령이 “윤핵관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앞으로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지 하루 만이다. 안 의원은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실 줄도 사실은 제가 몰랐다”고 강조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윤심 기사가 나오지 않게 해 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해서는 “익명보도가 많아서 부정확할 수 있고 잘못된 보도일 수도 있으니 자제해주면 좋겠다고 선관위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윤안연대에 대해서는 “단일화 때 그리고 인수위원장 때 쓰던 이야기”라며 “(대통령께서) 나쁜 표현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저는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사실 청와대(대통령실)에서 이렇게 당내 경선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정말 법적으로도 문제가 많고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자세를 낮춘 안 의원의 발언은 자신을 겨냥한 대통령실의 비판이 주말을 지나며 격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3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윤핵관을 언급하며 “그 사람들한테는 대통령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의 다음 공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이는 익명의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발(發) 반박 보도로 이어졌다. 안 의원은 5일 이를 “대통령실의 선거개입”이라고 지적하며 당 선관위와 지도부에 자제를 요청했다.

이후 안 의원을 겨냥한 집중포화가 이어졌다.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공산주의자 신영복을 존경하는 사람!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한 사드 배치에 반대한 사람!”이라며 “작은 배 하나로 제대로 운항하지 못하고 좌초시킨 사람이 대한민국호의 선장이 되겠다고 한다”고 적었다. 안 의원이 직접적으로 거론되진 않았지만, 최근 윤 대통령이 안 의원의 과거 이력에 실망감을 드러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밖에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희생 없이 자신의 존재감 알리기가 먼저인 후보라면 당원이 먼저 등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을 향한 대통령실의 공격은 최근 상승세를 탄 여론조사 지지율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사실상 김 의원을 공개 지지한 대통령실의 행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익명 보도를 넘어 이진복 수석이 국회를 찾아 안 의원을 비판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나경원 사태’를 넘어섰다는 시각도 있다. 5선의 서병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통령실 관계자라는 사람들이 대통령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다니 도대체 뭘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이건 대통령을 욕보이는 짓이다. 대통령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