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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STOP, 미국은 高 GO”…내외금리차 확대에 국내증시 ‘춘래불사춘’ [투자360]
뉴스종합| 2023-03-08 09:55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만약 전체적인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 (8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파월 연준 의장의 입이 더 ‘매(hawk·긴축성향)’서워졌다. 이에 연준이 당장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정책금리를 50bp(1bp=0.10%포인트) 인상하고, 최종 금리 수준도 상향될 거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뉴욕 증시가 하락했다.

문제는 우리 증시다. 미국의 긴축 강화는 시장 금리를 끌어올리고 달러가치를 상승시켜 신흥국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국내 증시의 외국인 이탈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경우 코스피 2500선 돌파는 요원해질 수 밖에 없다.

지난달만 해도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둔화)’ 언급으로 시장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를 자아냈던 파월 의장이 다시 ‘긴축’이란 용어를 꺼내들었다.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 달라진 경제지표에 대한 설명에 집중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파월이 지목한 경제지표 변화는 무엇보다 물가다. 물가의 상승세 둔화가 예상만큼 속도감 있게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떨어지는 폭이 제한적인 데다 연준이 중점을 두고 모니터링하고 있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역시 추세적으로 하락 전환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본 3월 FOMC 금리인상 전망

여기에 1월 고용 지표도 전망을 뛰어넘는 서프라이즈 수준의 호조로 나타났기 때문에 연준으로서도 경기 충격을 감안한 금리 인상 중단 필요성은 낮아지게 된 것이다. 또 이번주 2월 고용 지표도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이번에도 1월 수준의 결과가 발표될 경우 파월의 ‘금리를 올릴 결심’이 강화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금리를 50bp 인상할 것으로 보는 전망 비율이 70.5%까지 급상승했다. 하루 전만 해도 이 비율은 31.4%였고 일주일 전은 24.0%였다.

한국은행은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동결(3.50%)한 상태라 연준이 이달 50bp 인상을 단행할 경우 이미 역전돼 있는 한·미 금리차는 현 100bp 수준에서 150bp까지 단숨에 50% 확대될 수 있다. 한은은 과거처럼 내외 금리 역전이 자본유출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며, 환율도 금리차 외에 기타 다른 변수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연준의 금리 상승은 세계에 뿌려진 유동성을 다시 미국으로 빨아들이는 진공 청소기 기능을 할 수 밖에 없다. 또 달러 몸값도 올라가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원화 가치를 떨어뜨려 국내 증시 투자 매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연초 코스피·코스닥이 제한적이나마 상승세를 보일 수 있었던 이유 중 가장 큰게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이었는데, 이마저도 사라진다면 동력을 상실한 국내 장은 당분간 상승 모멘텀 찾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8일 “미 증시가 파월 연준 의장의 강한 매파적인 발언을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라며 “특히 달러화의 강세가 뚜렷해 NDF(차액결제선물환) 원/달러 환율을 감안한 원화 약세 가능성이 높아진 점은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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