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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컬렉터 겨냥 화려한 라인업…미리보는 아트바젤 홍콩
라이프| 2023-03-19 08:50
아트바젤 홍콩이 홍콩컨벤션센터에서 21일 VIP프리뷰를 시작으로 25일까지 열린다. 글로벌 미술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4년만에 제대로 된 오프라인 행사가 치러짐에 따라 아시아 미술시장의 파워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트바젤 제공]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홍콩이 돌아온다. 만 3년간 이어졌던 코로나 팬데믹 제재가 끝나고, 마침내 문을 활짝 열었다.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홍콩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행사시기(21일~25일)에 맞춰 홍콩을 방문하는 예술계 인사들, 미술시장 관계자들, 컬렉터들을 위해 홍콩은 19일부터 일주일 간 아트위크를 마련했다. 갤러리들은 물론 지난해 개관했지만 해외 관람객들을 맞지 못했던 M+미술관, 고궁박물관도 뮤지엄 나잇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Blindspot Gallery Trevor Yeung 楊沛鏗,《Mr. Cuddles Under the Eave》,2021 ⓒArtist and Blindspot Gallery [아트바젤 제공]
3년 만에 ‘완전체’ 아트바젤 컴백

아트바젤 홍콩은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퍼졌던 2020년 행사를 취소했고, 2021년과 2022년은 원격 페어로 진행했다. 해외 갤러리들이 부스를 내고 참여하긴 했지만, 직접 가지는 못하고 작품만 보내 판매했다. 아트페어의 최대 장점은 직접 보고 여러 갤러리부스를 돌아다니며 비교하는 것인데, 원격 페어는 이 모든 것이 불가능했다. 컬렉터들도 온라인으로 작품 사진만 보고 구매하는 등 아트페어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4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아트바젤 홍통에 대한 기대가 크다. 비록 참여 갤러리가 230개에서 170여개로 줄었지만, 중국 슈퍼 컬렉터들의 방문이 확정되면서 페어가 시작하기 전부터 분위기가 뜨겁다. 가고시안, 페이스, 하우저앤워스, 데이비드 즈워너, 페로탕 등 메가 갤러리는 이미 상당 부분 판매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님들과 함께 홍콩을 찾는다는 한 아트 딜러는 “리스트를 보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리저브 했고, 당일 작품 확인만 하고 바로 구매하기로 했다”며 “(손님들끼리)굉장히 경쟁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아트바젤 홍콩 2022 전경 [아트바젤 제공]

판매와 상관없이 대형 설치 작업을 선보이는 ‘엔카운터’도 4년 만에 돌아온다. 시드니 아트스페이스 디렉터이자 제 59회 베니스 비엔날레 호주관 큐레이터인 알렉시 글래스 칸토어가 감독을 맡았다. ‘현재, 순간’을 주제로 총 14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트레버 양(Trevor Yang)의 ‘처마 밑의 커들씨(Mr. Cuddles Under the Eave)’, 자파 람(Jaffa Lam)의 ‘트롤리 파티’, 우크라이나 작가 스타니슬라비 판추크(Stanislava Pinchuk)의 ‘더 와인 다크 씨(The Wine Dark Sea)’ 등이 설치된다. 한국작가로는 김홍석이 이름을 올렸다. 가면을 쓴 마네킹 조각상으로 노동 가치의 불확실성을 묘사한 ‘침묵 속 고독’을 발표한다.

더불어 올해 엔카운터는 처음으로 홍콩 컨벤션센터 전시장을 벗어나 외부에도 설치된다. 알렉시 글래스 칸토어 감독은 “공공장소인 퍼시픽 플레이스에 기념비적 설치작업이 들어선다”며 “길었던 격리기간이 끝난 만큼, 일반 시민과 바로 만나는 기회가 소중하다”고 말했다.

유영국, Work, 1971, Oil on canvas, 137 x 137 cm © 유영국미술문화재단. [PKM갤러리 제공]
한국 갤러리 12곳 참여…역대 최다

올해 아트바젤 홍콩엔 한국 갤러리도12곳이 참여한다. 역대 최다 규모다. 메인 섹션인 갤러리즈엔 아라리오, 갤러리바톤, 학고재갤러리, 조현갤러리, 국제갤러리, 리안갤러리, 원앤제이갤러리, PKM갤러리 등이 부스를 낸다. 아시아 및 아시아 태평양 작가를 조망하는 인사이트 섹션엔 우손갤러리가, 신진작가 1인을 선보이는 디스커버리즈 섹션엔 갤러리2, 제이슨 함, 휘슬 등이 참여한다.

한국 갤러리의 활약도 기대되지만, 해외 갤러리가 조명한 한국 작가들도 눈여겨볼만 하다. 최근 페이스갤러리는 한국 1세대 모더니스트이자 최초 추상 화가로 평가되는 유영국(1916-2002)을 전속 작가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한국 PKM갤러리와 공동으로, 올해 아트바젤 홍콩에서 처음 전시 한 뒤 올 가을엔 페이스 뉴욕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국 컬렉터들의 발걸음도 바쁘다. VIP프리뷰 동안 1000여명 넘는 한국 컬렉터들이 찾을것으로 보여 ‘홍콩시 한국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프랜시스 베이컨(1909-1992)자화상, oil on canvas, 1969, 낮은 추정가: US$20,000,000 (한화 약 260억 원) [크리스티 제공]
홍콩 아트위크도 1주일 간 향연

홍콩 아트위크는 아트바젤 홍콩을 중심으로 일주일간 이어진다. M+뮤지엄은 20일 뮤지엄 나잇을 시작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현재 쿠사마야요이 대규모 회고전과 울리지그 컬렉션, NFT(대체불가토큰) 작업으로 유명한 비플(Beeple)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홍콩 미술관에서는 후안미로의 개인전이, 타이퀀에서는 홍콩 최초의 대규모 LGBTQ 기획전이 열린다.

슈퍼컬렉터들의 방문을 겨냥해 옥션에서도 화려한 라인업을 짰다. 크리스티는 ‘뉴욕 5월 하이라이트 전시’를 20일부터 22일까지 개최한다. 20세기 유명 컬렉터인 S.I. 뉴하우스(1927~2017)의 컬렉션과 지난해 11월 낙찰 총액 16억2225만달러(한화 약 2조1100억원)으로 단일 소장가 컬렉션 최고금액을 기록한 폴 G.앨런의 컬렉션 경매의 마지막 출품작도 공개한다.

피카소, 베이컨, 드 쿠닝, 리히텐슈타인, 호크니, 호퍼 등 거장들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필립스옥션은 서구룡 문화지구에 신사옥을 마련하고, 첫 전시와 경매를 개최한다. 쿠사마 야요이의 페인팅 ‘호박’(1995)을 비롯해 박서보, 윤형근, 이배 등 한국 거장 작품도 포함됐다.

서울옥션도 홍콩의 본격적 귀환에 발맞춰 한국 근·현대작가 대표작을 선보인다. 유영국의 1964년 작 ‘워크(Work)’가 12억 원에 출품됐고, 쿠사마 야요이의 ‘녹색 인피니티 네트(Infinity-Nets Green, TTZO)’가 30억 원에 나왔다.

재스퍼 존스, Decoy, oil, silk screen ink and brass grommet on canvas, 1971, $14,000,000-18,000,000 (한화 약 182억 – 235억 원) [크리스티 제공]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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