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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다음주 목·금엔 절대 사지 마세요"…이유는? [김성훈의 디토비토]
뉴스종합| 2023-03-19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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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디토(Ditto·찬성)와 비토(Veto·반대)'로 갈등이 첨예한 먹고 사는 이슈를 탐구합니다.

김범수(왼쪽) 카카오 창업자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주식을 15만원에 공개매수한다는데, 지금 11만원밖에 안하네요. 지금 사면 이득 아닌가요?" - 기자

"이익이 날 지는 모르겠지만, 사려면 수요일(22일)까지만 사세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절대 목(23일)·금(24일)에 주가 떨어졌다고 사시면 안돼요." - 한 증권사 관계자

뜨거웠던 SM 경영권 분쟁이 끝나고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달 26일까지 진행되는 공개매수로 향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약 1조2000억원을 들여 1주당 15만원에 SM 지분 35%(833만3641주)를 공개매수한다는 계획입니다.

17일 SM 주가는 11만3000원입니다. 단순 계산으로는 지금 사서 공개매수에 응해 카카오에 15만원에 판다면 약 3만7000원(32.7%) 이익을 본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런데 지금 주가가 그만큼 밖에 안한다는 건 꼭 그렇게 되지는 않기 때문이겠죠. 고려해야 할 여러 변수가 있습니다.

아마 공개매수 데드라인까지는 많은 투자자들이 그러한 변수들을 고민할 것입니다. 그러나 더 귀기울여야 할 것은 서두의 증권사 관계자 말처럼, 22일까지 결정하고, 23·24일에는 절대 SM 주식을 사지 말라는 조언입니다. 주식 투자에 익숙지 않은 투자자들의 경우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목요일부터 공개매수 안되는 물량…싸다고 덥석 잡으면 안된다"
SM 공개매수 일정

22일은 공개매수에 응하려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입해야 하는 데드라인입니다. 주식은 '3영업일 결제 방식'이 적용되기 때문에 늦어도 22일까지 매수해야 3영업일째 되는 24일 해당 주식이 내 것이 돼 공개매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공개매수는 26일까지지만 25·26일은 주말이기 때문에 24일 오후 3시30분까지 신청해야 합니다.

23·24일에는 주식을 사봤자 주식이 내 계좌로 입고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공개매수를 신청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23·24일에 SM 주식을 사지 말라고 증권사 관계자가 말하는 첫번째 이유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23일부터 SM 주식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공개매수 신청을 할 수 없게 된 물량이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 이전의 원래 가격을 되찾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원래 가격'이 얼마냐는 누구도 정확히 말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다만 SM 주식 선물 가격은 17일 8만4000원 선에서 거래됐습니다. 선물 가격은 해당 주식의 가격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전망을 반영하죠. 23일 이후부터는 주가가 선물 가격을 향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입니다. 주가가 좀 떨어졌다고 해서 덜컥 샀다가는 선물 가격 수준까지 지독한 하락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증권사 관계자는 "공개매수가 되는 줄 알고 산다거나, 선물 가격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사는 등 피해사례가 이전에도 많았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공개매수 경쟁률, 공개매수 이후 주가가 변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구성.

그렇다면 22일까지 산다면 수익을 볼 수 있는 걸까요?

카카오가 사겠다고 한 주식은 전체 SM 주식의 35%인 833만3641주입니다. 공개매수를 신청한 물량이 이보다 많으면 안분비례로 매수합니다. 가령 신청 물량이 공개매수 물량보다 2배로 접수된다면, 2대1의 경쟁률이 적용돼, 100주를 신청하더라도 50주만 15만원에 넘길 수 있는 것입니다. 나머지 50주는 계속 보유하던지 장내에서 거래해야 하는 거죠. 경쟁률이 2 대 1이고, 공개매수 이후 주가가 선물 가격 수준인 8만3000원까지 떨어진다 가정할 경우 11만6500원(15만원과 8만3000원의 평균)이 손익분기점이 돼 적어도 이보다 낮은 가격에 사야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경쟁률이 올라갈수록, 공개매수 이후 주가가 내려갈수록 손익분기점은 낮아집니다. 경쟁률이나 공개매수 이후 주가라는 두 개의 변수를 현재로서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은 손익분기점이 얼마인지도 단정할 수 없습니다. 지분 15.78%를 쥔 하이브를 비롯한 주요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얼마나 참여할지 현재로서는 가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증권거래세(매수가격의 0.35%)도 감안해야 하고, 공개매수를 통한 양도소득이 250만원을 넘는 경우 22%의 양도소득세도 감안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남은 지분을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나스닥에 상장해 내수 기업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노리고 있습니다. 연내에 상장 시도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를 위해 강력한 아티스트 자산을 갖고 있는 SM을 자회사로 편입해 기업가치를 높일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용돈벌이' 소액주주라면 꼭 알아야 할 배분 방식
서울 성동구 SM엔터테인먼트 본사의 모습. [연합]

용돈벌이 정도의 아주 소액을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세부적인 배분 방식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신청 물량이 공개매수 물량을 초과했을 경우 배분 방식은, 개별 투자자의 신청 주식을 경쟁률로 나눠서 소수점 이상의 숫자만큼 주식을 일단 배분하고, 소수점 이하는 전체 신청자를 줄세워서 소수점이 높은 순서대로 1주씩 배분한다고 합니다.

가령 경쟁률이 2.18 대 1이라 한다면, 10주를 신청한 주주는 2.18로 나눈 값인 4.587이 되기 때문에 4주를 일단 배분받고 나머지 0.587주는 다른 신청자들의 소수점 이하 숫자와 비교해 순번이 정해진다는 것입니다. 1주를 신청한 주주는 소수점 이하 숫자가 0.458, 2주는 0.917, 3주는 0.376(최소 1주 확보), 4주는 0.834(최소 1주 확보), 5주는 0.293(최소 2주 확보)이기 때문에, 운에 따라 1주만 신청해서 1주가 매도되고, 5주를 신청해도 2주만 매도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공개매수를 신청하려면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의 계좌에 주식이 있어야 하고, 24일까지 신분증을 들고 한국투자증권 지점을 방문해 공개매수 신청 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런 번거로움 때문에 공개매수 신청이 저조할 수 있다는 '기대'를 일부 SM 주주들은 품고 있다고 하네요.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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