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영상] 연금개혁 강행에 불타는 佛 파리…마크롱 지지율 28%까지 ‘뚝’
뉴스종합| 2023-03-19 21:23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18년 노란 조끼 시위 이후로 최저치인 28%까지 떨어졌다. 연금을 받은 은퇴연령을 64세로 2년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혁을 강행하면서 민심이 돌아선 탓이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는 주간 르주르날뒤디망슈(JDD) 의뢰로 조사한 결과 마크롱 대통령에게 만족한다는 응답률이 28%로 지난달보다 4%포인트(P) 하락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난해 5월보다 13%P 내려간 것으로, 노란 조끼 시위로 역대 지지율이 가장 낮았던 2018년 12월(23%)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마크롱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였던 2018년 11월 유류세를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가 거센 반발에 직면했고, 이듬해 봄까지 반정부 시위가 이어져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유튜브 'Guardian News' 채널 캡처]

이번 조사는 지난 9일부터 마크롱 대통령이 하원 투표를 생략한 채 연금 개혁 법안 입법 절차를 마무리하는 헌법 제49조3항을 사용하겠다고 밝힌 16일까지 이뤄졌다.

18세 이상 프랑스인 19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여론 조사 결과의 오차범위는 ±1.0∼2.3%P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6일 연금 개혁 법안 하원 표결을 앞두고 부결을 우려해 투표를 건너뛰는 ‘안전한 길’을 택하면서 다시 한번 시험대 위에 올랐다.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분노한 야당은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 불신임안을 제출했고, 집권당 내부에서도 부적절한 선택이었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하원은 20일 중도·좌파 야당에 이어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이 제출한 두 건의 불신임안을 두고 투표할 예정이나 현재로서는 부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하원 전체 의석은 577석이지만 현재 4석이 공석이기 때문에 총리 불신임안을 통과시키려면 과반에 해당하는 287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유튜브 'Guardian News' 채널 캡처]

집권당이 250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모든 야당이 힘을 합친다면 불신임안을 가결할 수 있지만, 61석을 확보한 우파 공화당이 여기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 개혁에 우호적이었던 공화당은 상원에서 정부가 제출한 법안을 통과시키며 힘을 실어줬지만, 하원에서 의원 간 입장이 갈렸다.

연급 개혁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려면 공화당 의원 40여명의 찬성이 필요했는데, 공화당 자체 조사 결과 찬성하겠다는 의원 숫자가 여기에 미치지 못했다.

에리크 시오티 공화당 대표는 표결을 앞두고 마크롱 대통령 측에 공화당 안에서 찬성 30표, 반대 25표, 기권 6표가 예상된다고 알렸다고 BFM 방송이 보도했다.

시오티 대표는 하원 표결을 건너뛴 정부의 결정을 규탄하면서도 나라에 다른 야당들이 불신임안을 추진하며 혼란을 가중하는 일에 함께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니스에 있는 시오티 대표의 지역 사무실이 지난 18일 오후 공격을 받았다.

[유튜브 'Guardian News' 채널 캡처]

시오티 대표는 트위터에 유리창이 깨진 사무실 사진을 올리며 “불신임안 투표를 앞두고 나를 압박하려는 폭력에 절대 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파리 외곽 뱅센, 동부 콜마르에 있는 여당 의원 사무실에는 “민주주의 부정”, “불신임안에 반대하지 말라”는 낙서가 돼 있었다고 일간 르파리지앵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하원 표결을 생략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프랑스 전역에서는 사흘 연속 규탄 시위가 열렸으며, 그 분위기가 다소 격해졌다.

프랑스 경찰이 전날 하원 맞은편 콩코르드 광장에서 시위를 금지하자 다음날인 18일 파리 남부 이탈리아 광장에서 예고에 없던 시위가 열려 4200명이 모였다.

시위대는 광장 인근에 경찰 접근을 막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거나, 쓰레기통에 불을 질렀고, 경찰은 파리에서 122명 등 프랑스 전역에서 169명을 체포했다고 내무부가 밝혔다.

realbighead@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