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SVB 이어 찰스 슈왑도 파산? "우려가 리스크"
뉴스종합| 2023-04-02 09:09

[사진=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3월 초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에서 촉발된 금융시장의 불안이 크레디트스위스(CS), 도이체방크를 거쳐 찰스 슈왑으로까지 번졌다. 찰스 슈왑은 미국 최대 증권사 겸 자산운용사로 전문가들은 파산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지만 시장의 과도한 우려는 그 자체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찰스 슈왑은 금리 상승에 따른 미실현 채권평가손실 문제가 거론되면서 파산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3월 찰스 슈왑의 주가는 30% 가량 급락하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56bp(1bp=0.01%포인트) 상승하며 133bp까지 높아졌다.

찰스 슈왑은 관리자산 규모가 7조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매도가능증권 중 미실현 손실은 약 122억9000만달러며 이 중 68%가 정부보증 주택저당증권(MBS)에서, 15.3%가 미 국채에서 발생했다. 찰스 슈왑의 웰트 베팅거 최고경영자(CEO)와 찰스 슈왑 설립자는 성명을 통해 뱅크런에도 불구하고 버틸 수 있는 현금이 충분하다고 밝혔는데, 이는 손실을 감안하고서라도 국채를 대량 매도할 필요성은 낮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찰스 슈왑의 경우 SVB와 달리 벤처캐피털(VC) 자금 의존도가 낮고,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 보장 한도를 넘어서는 예금의 비중이 20%에 불과하다.

또한 조달비용률이 0.26%에 불과해 이자이익 규모가 지속 증가하는 가운데 CS, 도이체방크에 비해 비이자부문 실적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년을 제외하면 매년 큰 폭의 순이익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어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찰스 슈왑에 파산 가능성에 대해 과도한 우려라고 평가하고 있다. 파산을 비롯해 시스템 리스크로의 전이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의 지속되는 불안은 경계해야 할 요인으로 꼽고 있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CS 그리고 퍼스트리퍼블릭은행까지 금융당국들의 빠른 조치로 시스템 위기로의 전이는 없었으나 금융위기의 자기실현적 성격을 고려할 때 리스크에 대한 우려 자체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타이트한 금융 여건 속에서 언제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찰스 슈왑의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은 매우 양호한 상태다. 하지만 미국 은행시스템을 둘러싼 최근의 불안이 자산(부실)의 우려가 아닌 부채(조달)의 문제라는 측면에서 예금 이탈이 지속될 경우 중소형 은행과 동일한 유동성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면서 "결국 조달금리 인상 혹은 연준의 자금 지원 조치를 활용을 통한 유동성 관리가 필요해 보이며 미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은행 시스템 안정화 조치에 따른 불안 심리 차단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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