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신짜오” 한국 진출 ‘활발’ 베트남커피, 뭐가 달라? [푸드360]
뉴스종합| 2023-04-02 10:51
G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 업체의 카페 핀 제품 [G마켓 캡처]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지난달 28일 베트남의 대표 커피 기업인 쭝웬 레전드 그룹(Trung Nguyen Legend Group·TNG)이 서울에 공식 지사를 열었습니다. 한국 진출 본격화를 알린 것인데요. ‘베트남 국민커피’라는 별명을 가진 ‘G7’ 커피를 비롯해 ‘레전드 커피’·‘쭝웬 커피’가 앞으로 한국 소비자와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신짜오, 한꾸억(Xin chào, Hàn Quốc·안녕하세요, 한국).” 베트남 커피, 여러분은 친숙하신가요?

베트남 TNG의 커피 브랜드 G7 제품 이상섭 기자

베트남은 세계 2위·아시아 1위 커피 원두 생산국입니다. 베트남에서는 프랑스의 영향으로 1857년부터 커피 농사가 시작됐는데요. 1914년부터 베트남의 ‘커피 수도’라 불리는 부온마투옷(Buon Ma Thuot City)에서 대규모 커피 농장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 지역의 고온다습한 기후와 고도, 강수량 등이 로부스타(Robusta)라고 불리는 커피 원두 품종이 자라기에 적합했기 때문이죠. 이후 베트남 정부는 커피 농업을 국가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세계 2위 커피생산지 베트남…95% 로부스타 원두

베트남 커피는 보통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수확합니다. 베트남 지역에서 수확되는 원두 95%는 로부스타종, 약 5% 정도가 아라비카종입니다. 일반적으로 이 로부스타로 만든 인스턴트 커피가 발달해 있습니다. 로부스타는 향미가 아라비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면서 쓴맛이 강하다고 합니다. 이 맛을 잡아주는 게 ‘연유’인데요.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베트남 카페 프랜차이즈 ‘콩카페’ 내부 김희량 기자

베트남에서는 카페 쓰어다(Caphe Sua Da·아이스 연유커피)라는 음료도 인기가 높습니다. 연유커피는 이디야커피 등 한국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메뉴라고 하는데요. 이디야커피에서는 2019년 9월 30일 베트남 현지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연유 카페라떼’와 ‘연유 콜드브루’를 출시해 1800만잔을 팔았다고 합니다.

사실 한국은 그동안 베트남의 인스턴트 커피를 꾸준히 수입해 온 나라 중 하나인데요. 베트남의 인스턴트 커피를 수입하는 나라로는 말레이시아·인도에 이어 한국이 3위를 차지해 왔습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한국의 베트남 인스턴트 커피 수입량액은 2015년 247만달러에서 2019년 376만달러로 52%나 늘어났습니다.

베트남 커피의 또 다른 특징으로 카페 핀(Cafe Phin·베트남식 드리퍼)이라고 부르는 커피 기구를 꼽을 수 있는데요. 카페 핀은 베트남 사람들이 커피를 추출할 때 쓰는 도구라고 보시면 됩니다. 프랑스의 식민 지배(1859~1954)를 받았던 베트남의 커피 문화에는 프랑스가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카페 핀·연유커피 등 한국에서도 인기

베트남 커피와 관련된 이 카페 핀도 한국에서 최근 인기인데요.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2월 판매된 카페 핀은 전년 동기 대비 317%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열리며 베트남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늘어난 것도 영향이 있어 보입니다. G마켓에서는 베트남 원두에 대한 수요도 20%나 늘었다고 합니다.

베트남 TNG의 커피 브랜드 ‘레전드 커피’ 제품 이상섭 기자

업계 관계자는 “특유의 쓴맛으로 연유커피, 노른자커피 등 특별한 커피를 만들 수 있는 베트남 커피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여행지에서 맛보거나 국내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맛본 베트남식 커피를 집에서도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베트남식 콩카페(Cong Caphe), 매장 확대 중

국내에서도 베트남 커피 상품 외 마치 베트남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카페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베트남 카페인 콩카페(Cong Caphe)는 2018년 한국에 들어온 후 현재 직영점과 가맹점 총 11곳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곧 부산 서면 지역과 대구 동성로 지역에도 추가로 매장이 오픈되며 한국 소비자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된다고 합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베트남 카페 프랜차이즈 콩카페 내부 김희량 기자
‘커피 공화국’ 한국에 진출 확대하는 베트남 커피들

헤럴드경제가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콩카페 매장에 가 보니, 다른 일반 프랜차이즈 카페와는 다르게 들어가자마자 원두향이 코끝으로 느껴지는 걸 확인했습니다. 로부스타 커피가 들어간 연유커피 파우더 뿐만 아니라 일반 블랙 스틱커피를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베트남 커피업체들이 한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이유는, 한국이 ‘커피공화국’으로 불릴 만큼 이들에게 매력적인 곳이란 의미기도 합니다. 실제로 2020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367잔으로 세계 2위를 기록했다고 해요. 전 세계 평균(161잔)보다 2배를 넘는 숫자입니다. 한국 커피 시장에 찾아온 베트남 커피들이 한국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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