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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대치동에 갑자기 나온 13가구 매물…집주인 알고보니 [부동산360]
부동산| 2023-04-02 11:21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푸르지오써밋 투시도.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최근 시공사와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갈등이 빚어진 ‘대치푸르지오써밋’(대치구마을1지구) 재건축조합이 아파트 보류지(조합원 물량 누락, 사업비 충당 등에 대비해 남겨둔 물량) 매각에 나섰다. 입주를 약 두 달 여 앞두고 시공사가 공사비 미수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시 조합원들의 입주 제한을 할 수 있다는 강경모드로 나오는 상황에, 재원 마련을 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치구마을1지구재건축조합은 지난달 30일 아파트 보류지 13가구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타입은 전용면적 51㎡~117㎡로 최저입찰가가 17억1000만원부터 40억원까지 형성돼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용 51㎡는 17억1000만원~17억2000만원 2가구, 전용 59㎡는 21억6000만원~22억원 6가구, 전용 84㎡는 29억3000만원~30억원 4가구, 전용 117㎡ 40억원 1가구다.

현재 강남 대치동은 지난 2020년 6월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지만 대치푸르지오써밋의 경우 기존 주택이 아닌 새로 지어 공급하는 아파트인 만큼 허가 대상에서 제외된다. 실거주 의무가 없고 전월세 등 임대를 놓고 집을 매수하는 ‘갭투자’가 가능한 셈이다.

그러나 요즘과 같은 집값 하락기에는 보류지 가격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보류지 특성상 낙찰 후 단기간에 잔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택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한계다. 대치푸르지오써밋 또한 보류지 계약 체결 시 낙찰가의 10%를 먼저 내고, 오는 7월 초까지 낙찰가의 10%, 오는 8월 초까지 낙찰가의 80% 잔금을 입금해야 한다.

인근 단지인 르엘대치(대치구마을2지구) 재건축조합은 작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보류지 매각 공고를 다섯차례에 걸쳐 냈지만 유찰됐다. 1차 매각 최저입찰가와 비교하면 5차에서 약 4억원~5억원 가격을 내렸음에도 입찰자가 없었던 것이다.

대치동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대치푸르지오써밋 보류지 가격을) 시세와 비교할 만한 단지가 르엘대치인데 그곳과 비교하면 시세와 엇비슷한 수준”이라며 “대치푸르지오써밋 전용 84㎡ 소유자가 매매가격으로 검토하고 있는 수준이 30억원 정도인데 전반적으로 보면 매각공고에 뜬 금액은 시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차 매각에서 유찰되고 시간이 지나면 가격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대치구마을1지구재건축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증액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측에서는 물가 변동이 너무 크니 이에 대한 하소연을 조합 측에 하는 셈인데 계약서를 놓고 보면 조합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서울시, 강남구청과 계속해서 공사비 문제를 놓고 협의를 하고 있고 며칠전 공사도급계약서, 시공사와 주고받은 공문 내용,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 내용 등을 접수했고 시 코디네이터가 이를 보고 중재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대치푸르지오써밋 시공사는 조합 측에 공사비 증액분 400억원 및 연체이자, 금융비용 270억원 등을 합해 670억원을 입금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도급계약액 1662억원 중 약 903억원의 공사비가 아직 지급되지 않아, 미수금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을 시 조합원의 입주가 제한될 수 있다는 내용도 공문에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조합 측은 공사비 증액 규모가 과도하다며 서울시 및 강남구청의 중재를 요청한 상황이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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