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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러 경색에 日은 야스쿠니 참배…美 찾는 尹 지지율 향방은[數싸움]
뉴스종합| 2023-04-22 06:36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상승하며 다시 30%대에 진입한 가운데, 최근 윤 대통령의 영국 로이터 통신 인터뷰 공개 후 경색된 중·러 관계와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악재들이 지지율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22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4월 셋째 주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1%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 대비 4%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이번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고 본 이들은 60%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95% 신뢰수준에 오차 범위 ±3.1%P)

이번 조사 역시 긍정과 부정에 상관없이 응답자들 모두 ‘외교’를 평가 이유 1위로 꼽았다. 이는 각각 윤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본 312명 중 12%, ‘잘못하고 있다’고 본 599명 중 32%에 달한다. 특히, 부정평가 이유로서 ‘외교’는 직전 조사 대비 4%P 상승했다.

[한국갤럽 제공]

윤 대통령의 지지율 조사에서 ‘외교’는 지난 몇 주간 긍정·부정 모두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선택한 이유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중 외교에 대한 주목도가 다른 이유들보다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은 “대통령 직무 긍·부정 평가 이유 양쪽에서 외교 사안이 두 달째 최상위며, 일본 관련 직접 언급은 점차 줄고 있다”며 “지난주 논란된 미국의 동맹국 도감청 건은 기밀문건 유출 용의자 체포로 어느 정도 잦아들었고, 한미 양국은 다음 주 국빈 방미 일정을 공개했다”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가능성 시사’, ‘대만 문제’ 등 지난 19일 공개된 영국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 발언 이후 시작된 ‘한-러·한-중’ 관계 경색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갤럽 역시 “주초 윤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 중 우크라이나·대만 관련 발언에 러시아와 중국이 각각 반발해 귀추가 주목된다”고 진단했다. 고체연료를 이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계 개선 이후에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일본 역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초당적 의원 모임인 ‘다 함께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이 지난 21일 춘계 예대제(例大祭·큰 제사)를 맞은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하고 있다.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바쳤다. [연합]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조건부’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만약에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양안(兩岸)관계’와 대만해협 일대 긴장 고조에 대해 “단순히 중국과 대만 간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 문제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 문제”라며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러시아와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러시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무기 공급 시작은 특정 단계의 전쟁 개입을 간접적으로 뜻한다”고 했고, 러시아 외무부는 “반러시아 행위”라고 표현했다. 중국은 지난 20일 ‘말참견(不容置喙·부용치훼)’이라는 무례한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고, 우리 외교부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이라며 맞섰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일본 국회의원 약 90명은 전날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고,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지난 한일정상회담에서 역대 정부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고 밝힌 일본의 태도가 무색해진 셈이다.

대통령실은 현재 윤 대통령의 인터뷰가 모두 ‘원론적 답변’이란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 관련 발언에 대해선 “전제가 있는 답변”이라고 밝혔고, 중국 문제 역시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원칙’임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월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

다만, 이달 24일부터 예정된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미의 성과에 따라서 지지율이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통상 윤 대통령의 순방 직후 지지율은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윤 대통령은 오는 2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27일에는 국빈 방문의 꽃인 미국 상·하원 합동의회 연설을 할 예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지난 20일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에 대해 ▷한미연합방위태세의 공고화 ▷양국 간 확장억제 구체화 ▷안정적 공급망 구축 파트너십 강화 등 경제안보협력 구체화 ▷양국 미래세대 교류 활성화 ▷첨단기술 분야 인재 양성 지원 확대 등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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