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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략핵잠수함 40년만에 한반도로...“아주 자주 배치”
뉴스종합| 2023-04-27 11:39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워싱턴 선언’을 채택한 가운데 미국의 전략핵잠수함(SSBN) 한반도 전개 구상이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후 공동회견에서 워싱턴 선언에 대해 북한의 증강하는 핵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억제에 있어서 진전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면서 “한반도에 핵무기를 재배치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핵잠수함을 포함한 전략자산 전개를 확대할 것”이라며 전략핵잠수함을 특징해 언급했다.

이는 기존 북한의 고도화되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반도에 전개시켰던 B-52H·B-1B 폭격기와 핵추진잠수함(SSN), F-22·F-35 스텔스전투기, 핵추진 항공모함 등에 더해 전략핵잠수함을 추가하겠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핵잠수함은 은밀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적국이 사전에 알기 힘들고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즉각 핵보복이 가능하다”며 “이런 전략자산을 거의 정기적으로, 아주 자주 한반도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이 지금 (한미 간) 합치돼있다”고 강조했다.

핵탄두 탑재 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전략핵잠수함은 1990년 냉전체제가 붕괴되기 전인 1980년대를 끝으로 한반도에 전개된 적이 없다. 이번 한미정상회담과 워싱턴 선언 채택을 계기로 미 전략핵잠수함이 한반도를 찾게 되면 40여년만이 된다.

미국은 현재 1만8750t급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을 14척 보유하고 있다.

24개의 SLBM 발사관을 갖추고 있으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용 저위력 전술핵탄두 W76-2를 장착한 사거리 1만2000㎞ 이상의 SLBM ‘트라이던트-Ⅱ D5’를 탑재할 수 있다.

슈퍼신관을 사용해 북한의 지하 핵·미사일 시설, 전쟁지휘부를 파괴할 ‘핵 벙커버스터’로 사용할 수 있으며, 1만㎞가 넘는 거리에서 W76-2를 장착한 SLBM 발사시 오차가 90m에 불과할 정도로 정밀도가 높다.

미국 내에서는 고도의 피탐지 기술과 핵투발수단으로 무장한 전략핵잠수함 한척이 사실상 1개 핵보유국의 핵전력에 필적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전문가들은 전략핵잠수함의 한반도 전개가 정례화될 경우 북한의 핵 사용 의지를 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전략핵잠수함의 한반도 전개와 관련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모든 군사력을 동원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며 “김정은이 오판할 경우 북한 정권을 끝낼 수 있는 상당한 군사적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맥스웰 부대표는 이어 “전략핵잠수함이 핵탄두를 탑재하고 SL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40년 만의 전략핵잠수함의 추가 전개 결정은 미국의 확장억제력에 대한 한국 내 일각의 의구심을 잠재우는 훌륭한 억제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렌스 코브 전 미 국방부 차관보 역시 “전략폭격기나 스텔스전투기와 마찬가지로 전략핵잠수함은 북한이 위치를 쉽게 탐지할 수 없다는 데서 강력한 억제력을 갖는다”면서 “전략핵잠수함의 정기적 배치 결정은 한국을 넘어 인도태평양 역내 전체에 미 영향력을 강화하고 강력한 억제력을 제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 태평양함대사령부는 전날 전략핵잠수함 ‘메인함’이 보급을 위해 태평양 괌 기지에 입항했다며 이례적으로 관련 사실과 사진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때문에 미국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는 동시에 전략핵잠수함의 수시 배치를 예고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뒤따르기도 했다.

워싱턴DC=정윤희 기자,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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