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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한칸 아파트’가 10억이라고?…강남은 쪽방도 금값 [부동산360]
부동산| 2023-06-06 13:0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및 잠실동 일대 아파트.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서울 ‘초소형 아파트’의 상징으로 통하는 잠실 ‘리센츠’아파트 전용 27㎡의 매맷값이 다시 10억원을 넘겼다. 올 들어 대출 규제 완화, 특례보금자리론 등으로 초소형 아파트 인기가 시들해져도 강남권 등 직주근접을 실현할 수 있는 지역의 주요 단지는 초소형 아파트값이 강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는 지난달 13일 중개거래를 통해 10억7000만원(7층)에 팔렸다. 리센츠 해당 평형의 매매 가격이 10억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6월 12억300만원(2층)에 거래된 이후 약 1년 만이다.

잠실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단지인 리센츠아파트는 총 5563가구 중 무려 868가구가 거실 및 주방, 방 1개로 구성된 전용 27㎡, 초소형 면적이다. 지난 2005년 리센츠 분양 당시 서울에는 아파트를 재건축할 때 전용 60㎡ 이하 주택을 20% 이상 지어야 하는 ‘소형 평형 의무비율’제도가 있었다. 이에 전용 27㎡로 지어진 리센츠 243~246동은 분양 당시 1억9000만원의 분양가에도 ‘강남 쪽방’이란 인식에 미분양이 난 애물단지였다.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 평면도. [네이버부동산 캡처]

그러나 리센츠 초소형 평형은 10여년 만에 ‘귀하신 몸’으로 대접이 확 바뀌었다. 최근 중개거래 가격이 10억원을 넘는데 당시 분양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같은 기간 비슷한 가격상승률을 보인 아파트를 찾기가 쉽지 않다.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이 단지와 바로 연결돼 있어 강남권으로 이동하기 편하고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잠실종합운동장 등 편의시설이 가까우며 환금성이 좋아 꾸준히 수요가 이어져 초소형 아파트 성공신화로 거듭난 것이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단지인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분양 당시에도 전용 39㎡, 49㎡ 등 초소형 면적의 미분양 우려가 나왔지만 결국 무순위 청약 끝에 ‘완판’되며 리센츠의 사례를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리센츠 전용 27㎡는 지난 2021년 7월에는 최고가 12억7500만원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부동산 하락기에 주춤하며 중개거래 가격 기준 8억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점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리센츠 전용 27㎡ 매물은 최저 8억9000만원에서 최고 12억3000만원 사이에 호가가 형성됐다. 리센츠 외에도 성수동 ‘트리마제’ 전용 25㎡(10억8000만원),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1단지’ 전용 31㎡(10억3000만원) 등 초소형 아파트가 올 들어 10억원 이상의 실거래가를 기록했다.

잠실동 트리지움, 리센츠 등 아파트단지. [헤럴드 DB]

다만 최근 서울에서 초소형 아파트거래 비중은 점차 줄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인가구 증가를 비롯해 금리인상으로 초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이 늘었다. 그러나 올 들어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대출상품 출시, 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수요자들의 자금력이 확대되며 초소형 아파트보다 넓은 면적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말까지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1만333건인데 이 중 전용 40㎡ 미만 초소형 아파트거래는 1210건으로, 전체의 11.7%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전체 5342건 중 1177건, 22%)과 비교하면 약 10.3%포인트(p) 감소한 수준이다.

그러나 초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이 줄어드는 것과 별개로 가격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상당하다. 중대형 아파트 대비 구매 부담이 덜하며, 특히 1인가구가 많고 직주근접 실현이 가능한 입지인 곳은 실거주용과 임대용 모두 수요가 탄탄해 환금성이 좋다. 이에 가격 하방성이 견고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5주 서울 초소형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08% 상승했다. 잠실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집값 하락세가 둔화된 상황도 맞물려 어느정도 급매물이 해소된 상황에서 주요 대단지 초소형 아파트 호가는 크게 빠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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