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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러덩 쓰러지기 일쑤더니” 한국보다 4년 늦은 중국폰 ‘뒷북 자랑’
뉴스종합| 2023-06-05 19:51
모토로라가 지난 1일 출시한 신형 접는 폰 ‘레이저40 울트라’. [유튜브 ‘Motorola’]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제 벌러덩 안 쓰러져요”

중국 레노버 산하 모토로라가 지난 1일 신형 접는 폰 ‘레이저40 울트라’를 출시한 데 이어 다음날 ‘레이저40 울트라’의 개발 과정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4년 전 선보였던 기술을 이번 자사 신제품의 특장점으로 ‘뒷북’ 소개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모토로라는 영상에서 자사 힌지(경첩) 기술력을 이번 신제품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소개했다. 힌지 기술은 접는 폰의 핵심으로 꼽히는 요소다.

모토로라가 지난 1일 출시한 신형 접는 폰 ‘레이저40 울트라’. [유튜브 ‘Motorola’]

모토로라는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어느 각도에서나 고정되는 힌지 기술을 이번 신제품에 적용했다고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자사 힌지 기술력이 이전보다 크게 발전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런데 이는 이미 삼성전자가 4년여 전부터 ‘갤럭시Z 시리즈’에 적용해온 기술이다. 폰을 덮은 상태에서 완전히 펼치기까지 어느 각도에서나 고정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프리스톱(Free Stop)’이라고 부르는데 갤럭시 폴더블 시리즈의 강점으로 꼽힌다. 덕분에 셀피 촬영부터 영상 통화까지 별도의 거치대 없이 자유자재로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Z플립 4’. [유튜브 ‘文’ 캡처]

LG전자도 2019년 공개한 스마트폰 ‘V50S 씽큐’에 프리스톱 힌지를 적용해 화면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강화한 바 있다.

반면 현재까지 출시된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폴더블폰은 이를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조금만 펼쳐도 맥없이 ‘벌러덩’ 쓰러지기 일쑤여서 빈약한 힌지 기술이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VIVO)의 신형 폴더블폰 ‘비보X플립’. [유튜브 ‘文’ 캡처]

중국의 한 IT 전문 유튜버도 최근 자신의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이 점을 지적했다. 비보가 최근 선보인 위아래로 접는 ‘비보 X 플립’의 경우 상단을 140도 정도 편 상태에서는 각이 고정되지만 150도에 이르자 버티지 못하고 완전히 펴진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3 샤오미 부스에 전시된 폴더블폰 ‘미믹스 폴드2’. 힌지가 고정되지 않아 화면이 약 90도를 넘어서면 자동으로 180도까지 펼쳐진다. 박로명 기자

샤오미도 올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3’에 좌우로 접는 ‘미믹스 폴드2’를 야심차게 들고 나왔지만 역시 힌지가 고정되지 않는 점이 확인됐다. 약 90도를 넘어서자 버터지 못하고 완전히 펼쳐졌다.

1년 전 MWC 현장에 등장한 화웨이의 폴더블폰 ‘P50 포켓’도 힌지의 내구성 문제가 지적됐다. 약 120도 이상의 각도에서 그대로 힘없이 펼쳐지며 한계를 드러냈다.

MWC 2022 전시됐던 화웨이 폴더블폰 ‘P50 포켓’(왼쪽)은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3’과 달리 고정되지 못하고 완전히 펼쳐지기를 반복했℃다. 박지영 기자

이로 인해 중국산 접는 폰의 힌지 기술력은 여전히 삼성전자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모토로라가 이를 뚫고 뒤늦게 개선된 힌지 기술을 적용하며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선 것이다.

모토로라는 특히 삼성전자보다 한 발 앞서 외부 디스플레이 크기를 3.6인치로 확 키운 만큼 이를 활용한 다양한 사용법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모토로라 측이 공개한 홍보 영상을 보면 커진 외부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어느 각도에서든 세워 놓고 셀피를 찍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주며 힌지 기술 알리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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