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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다간 큰 일” 4천억 번 배달의민족 초유의 ‘적자’ 위험
뉴스종합| 2023-06-05 20:51
배달오토바이 [사진, 연합]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비싼 배달 음식 더 이상 안먹어요”

“가까운 거리에 있는 매장은 포장주문이 훨씬 낫다”

“시끄러운 배달 오토바이 줄어 오히려 좋다”

코로나로 초호황을 누렸던 배달 플랫폼들이 위기에 직면했다. ‘빅3’로 꼽히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도 초비상이다. 비싼 배달 음식에 염증을 느낀 이용자 이탈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배달앱들이 다급히 할인 정책을 펴고 있지만 돌아선 고객들의 마음을 얼마나 돌려 놓을지 미지수다.

배달 절대강자 배달의민족이 최근 매일 모든 메뉴에 적용되는 10% 할인 쿠폰을 나눠 주는 행사를 시작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쿠폰은 매일 1회, 누구에게나 제공된다. 할인된 음식값은 전액 배달의민족이 부담한다. 배달의민족이 식당 업주로부터 받는 배달 중개 수수료가 음식값의 6.8%라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팔면 팔수록 손해인 장사’다.

그럼에도 손해보는 장사를 하는 것은 이용자 이탈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4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적자로 다시 돌아설 것이라는 위기감이 확산된다.

요기요, 쿠팡이츠는 더 심각하다. 요기요는 월 9900원에 배달비 무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쿠팡이츠는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연계 할인 서비스를 내놓으며, 이용자 마음잡기에 나섰다. 요기요도 배달 기사들에게 배달료 전액을 지급해야 해 인건비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요기요측은 “고객들이 ‘배달요금 무료’라는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수 있게 하기 위해 구독서비스를 내놓았다”고 말했다.

배달업체들이 다급히 할인 정책을 펴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냉담하다. 그동안 비싼 배달료에 질렸다는 반응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배달 이용이 줄었다는 응답자의 83.9%가 “배달비가 비싸져서”라고 답했다.

배달하는 배민 라이더. [사진, 배달의민족]

배달비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배달앱 이용자 수도 1년 전보다 400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조사 기관에 따르면 배달앱 3사(배민·요기요·쿠팡이츠)의 4월 이용자수(MAU)는 2926만명으로 전년 동기(3321만명) 대비 11.9%나 줄었다. 배달의민족 약 195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다. 요기요는 668만명, 쿠팡이츠는 303만명으로 각각 16%, 40% 줄었다.

코로나 때 배달앱을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외식으로 돌아섰고 치솟은 배달비에 염증을 느낀 고객들은 포장이나 집밥으로 눈을 돌렸다. 최근 배달앱에 지웠다는 고객은 “비싼 배달비 때문에 주위에서도 배달음식 끊은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배달 라이더들의 처우 향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은 배달 기본료 인상을 요구하며, 수시로 파업을 벌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비싼 배달비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데, 배달 라이더들은 배달 기본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미국 배달시장 1위인 도어대시가 지난해 사상 최대 손실을 내면서 음식 배달업계가 생사의 기로에 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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