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그룹 엑소의 백현·시우민·첸과 SM엔터테인먼트의 전속계약 갈등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세 멤버는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고, SM은 “자발적 재계약”이라고 강조하며 맞섰다.

백현·시우민·첸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린 이재학 변호사는 “전날 국민신문고 전자접수를 통해 공정위에 SM을 제소했다”고 5일 밝혔다.

린에 따르면 세 아티스트는 ▷ 전속계약 종료일을 ‘연예활동 데뷔’부터 기산한 것, ▷ 동종 업계 다른 기획사와 비교해 긴 계약 기간 ▷ 해외 진출 등의 사유로 연장된 계약 기간을 적용한 것 등을 문제 삼았다.

린 측은 “속사의 자의에 따라 장기가 결정되는 초장기의 전속계약을 정하는 것은 불공정 계약이라는 점이 확인됐는데도, SM은 공정위의 시정조치를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린 측은 백현의 계약서를 공개, “(계약서에는) 정해진 최소 수량의 앨범을 발표하지 못하는 경우 이를 이행하는 시점까지 계약 기간은 자동 연장된다. 기간의 상한도 없다. 이는 명백히 노예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SM도 “세 멤버는 재계약이 전혀 강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 로펌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가며 당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 신규전속계약(재계약)을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멤버들이 문제 삼은 앨범 발매량에 따른 계약 기간 자동 연장 조건에 대해서도 “상호 간 충분히 협의해 반영한 사항”이라며 “아티스트의 입장에서는 회사가 정해진 수만큼 앨범을 발매해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고, 회사 입장에서는 그에 따른 앨범 활동을 기대하게 됨으로써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연예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정한 조항”이라고 했다.

또 SM은 세 멤버가 요구한 정산 자료에 대해 “당사는 심사숙고 끝에 3인과 그 대리인이 정산 자료 사본을 내역 점검 이외에 다른 부당한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리라고 확인받는 것을 전제로 사본을 제공하고자 한다”면서도 “근거가 부족한 일방적인 통보만으로 계약이 해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당사가 소중히 생각하는 아티스트 3인과는 계속해서 최선을 다해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들이 요구한 전속계약 해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단호히 말했다.

백현·시우민·첸 측은 SM이 이 같은 입장을 내놓자, 또 다시 보도자료를 내고 재계약 당시 SM 측이 “백현이 네가 계약해야 다른 멤버들이 이 정도 계약금을 받을 수 있다”는 발언을 공개, ‘자발적 재계약’이었다는 입장에 반박했다.

세 멤버는 “부당하다고 여겼지만 지속적인 회유와 거부하기 힘든 분위기 조장 등이 있어 (재계약 서류에) 날인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