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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DP투어, LIV골프와 전격 합병…지배지분은 PGA가 보유
엔터테인먼트| 2023-06-07 07:55
제이 모너핸 PGA 커미셔너가 LIV골프와의 합병에 대해 밝히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PGA투어와 DP월드투어(구 유러피언투어)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자금을 바탕으로 출범했던 LIV 골프와 전격 합병을 발표했다. 스포츠워싱이라며 LIV골프를 맹비난하며 적대적 관계를 유지한 지 불과 1년 여만이다.

PGA 투어와 PIF, DP 월드투어는 7일(한국시간) “골프라는 종목을 전 세계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획기적인 합의를 이뤘다”고 공동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이들 세 기구는 “LIV 골프를 포함한 사우디 PIF의 골프 관련 사업적 권리를 PGA 투어와 DP 월드투어의 사업 권리와 결합해 새로운 공동 소유 영리 법인으로 이전하기로 했다”며 ”새 법인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의 경쟁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 기구의 지분 중 50%는 PGA투어가 보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PGA를 비난하며 LIV골프로 이적했던 필 미켈슨이 이번 합병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EPA]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첫 대회를 연 LIV 골프는 자신들을 배척했던 PGA 투어, DP 월드투어와 동업자가 됐다.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며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고 골프의 주도권을 가져오려 했던 LIV골프는 기대보다 대중의 관심을 얻지 못했고, 선수들이 랭킹을 손해 보는 상황이었으나 이번 합병으로 주류 골프계로 다시 진입하게 됐다.

반면 PGA투어와 DP월드투어는 LIV로 빠져나가는 추가 선수들을 막기 위해 상금을 대폭 올리고, Q스쿨을 신설하는 등 대응하는 과정에서 재정적인 부담이 커져왔다. 이에 PIF의 두둑한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PGA 투어와 LIV골프의 대립 과정에서 이적 선수들과 LIV측이 제기했던 각종 소송들은 모두 취하할 방침이다.

결국 도덕적 비난은 받았을 망정 엄청난 이적료를 받고 LIV골프로 둥지를 옮겼던 선수들이 승자가 된 셈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비록 LIV대회가 공식 대회로 인정받지 못해 랭킹은 하락했지만 거액을 손에 쥐었기 때문이다. 일부 골프 전문가들은 ‘서류상 사우디펀드의 적대적 인수합병에 가깝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LIV골프를 비난하며 PGA투어에 잔류했던 스타 선수들은 이번 결정이 상당히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기도 하다.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로스는 이번 합병에 대해 “골프를 위해 좋은 결정이 될 것”이라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5일 자신이 주최한 메모리얼 대회 당시 “LIV로 간 선수들이 출전하지 못해도 아무 문제가 업다”고 했던 것에 비하면 전향적인 반응이다.

일단 합병에 합의한 세 기구는 올해 남은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올 시즌 후 PGA 투어와 DP 월드투어 회원 자격 회복을 원하는 선수들을 위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제이 모너핸 PGA 투어 커미셔너는 “오늘은 우리가 모두 사랑하는 골프의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 혁신적인 파트너십은 DP 월드투어, LIV와 결합을 통해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직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IV골프의 CEO 그렉 노먼은 이번 결정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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