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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엣지 패널기술 유출’ 톱텍 전 대표 징역 3년 확정
뉴스종합| 2023-07-13 10:53
서울 서초구 대법원.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의 엣지 패널 기술을 누설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협력사 톱텍의 전 대표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3일 산업기술보호법,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톱텍 전 대표 A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관계자 8명에 대해서도 각각 징역 2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양벌규정으로 재판에 넘겨진 톱텍 및 A씨 등이 별도 설립한 법인도 원심 판단대로 각각 벌금 1억원이 확정됐다.

A씨 등은 2018년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서블 OLED 엣지 패널 3D 라미네이션 관련 설비사양서, 패널 도면 등 산업기술 및 영업비밀 자료를 자신들이 설립한 업체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휴대전화 화면 모서리를 곡면 형태로 구현하는 패널 기술이다.

검찰은 톱텍 대표였던 A씨 등이 삼성디스플레이 측에 설비 중국 수출 여부를 타진하다가 ‘불가’ 답변을 듣자 A씨 형수를 대표이사로 하는 별도 법인을 세워 기술 관련 자료를 제공한 것으로 파악했다. 톱텍은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로 2014년부터 엣지 패널 기술이 구현된 시제품 및 공법에 관한 기술을 받아 해당 설비 제조를 맡아왔다. A씨 등은 또 2018년 5~6월 별도 법인 공장에서 해당 설비를 제조한 뒤 16대를 중국에 수출하고, 8대는 수출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12대는 제작을 완료한 혐의 등도 받았다.

하지만 1심은 해당 기술을 첨단기술, 국가핵심기술로 볼 수 없고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A씨를 비롯해 기소된 피고인 11명(법인 포함) 전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설비제작사양서 내용 중 상당 부분은 장비의 일반적 목표나 기능 또는 설계시 당연히 고려해야 하거나 업계에서 흔히 채용하는 일반 기술을 기재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 ▷회의록에 따르면 톱텍이 삼성디스플레이에 전달한 기술정보가 포함돼 있는 점 ▷톱텍 측이 사양서와 무관하게 개발기, 1세대 설비에 적용한 내용이 2, 3세대 사양서에 다수 반영돼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영업비밀로 특정된 정보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1심 판단을 뒤집고 피고인 전원을 유죄로 봤다. 2심 재판부는 “일반사양서, 패널 도면 등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단독 보유하고 있는 영업비밀”이라며 “A씨 등이 공모해 명시적 또는 묵시적 허락없이 자신들이 운영하는 법인에 누설한 것은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A씨 등 톱텍 임직원들이 기술 유출로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업무상 배임 혐의 부분에 대해선 1심과 같이 무죄가 선고됐다.

대법원에서 쟁점은 ▷영업비밀 공동보유자가 영업비밀을 누설한 경우 그 행위가 다른 영업비밀 공동보유자에 대한 영업비밀 침해행위가 되는지 여부 ▷일부 공지된 정보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전체도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의 개념에 영업비밀이 화체된 유체물도 포함되는지 여부 등이었다. 대법원은 검찰과 피고인 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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