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구경호(28)씨 생전 모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나도 너처럼 기증할 거라고 웃으면서 약속하고 왔어.” (故구경호씨 어머니 강현숙씨)

꿈 많던 20대 청년이 생전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이루고 하늘의 별이 됐다. 20대 청년의 어머니는 황망한 죽음에도 마음을 다잡고, 아들의 뒤를 이어 장기기증에 나설 것임을 다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구경호(28세)씨는 지난달 13일 제주한라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심장, 간장, 좌우 신장 기증)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故 구경호(28)씨 생전 모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앞서 구씨는 지난달 7일 공장에서 작업 도중 추락사고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제주도에서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구씨는 자신의 사업을 위해 평일에는 건설 현장에서 일했고, 주말에는 어머니의 김밥집을 돕는 아들이었다.

예기치 못 했던 죽음이 구씨 어머니에게 더 큰 허전함으로 다가온 이유였다.

故 구경호(28)씨 생전 모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그럼에도 구씨의 부모는 고인이 된 구씨의 생전 버킷리스트를 친구들을 통해 알아 봤다. 그리고 아들의 버킷리스트에 다른 생명을 살리는 장기기증이 적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아들을 보내는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 하고 강씨는 장기기증에 나설 것을 아들과 약속했다.

“경호야. 네가 떠나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 너무 슬플 거 같아서 기증을 결심했어. 착하게만 자라온 네가 고생만 하고 떠난 거 같아서 미안해. 사랑하고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