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HD현대重 “2030년 특수선 매출 두 배로”
뉴스종합| 2023-11-23 11:27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해군의 신형 이지스 구축함인 정조대왕함이 신형 호위함인 충남함과 함께 울산 조선소 안벽에 정박해 있는 모습. 오 른쪽 사진은 정조대왕함의 함수, 거대한 함포와 각종 근접방어무기 등이 설치돼 있는 모습 [HD현대중공업 제공

“가장 뿌듯한 순간은 세계 1등 조선소가 만들면 함정도 남다르다는 말을 들을 때입니다. 정조대왕함은 설계, 디자인 면에서도 세계 최고급입니다.”

지난 20일 찾은 울산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안벽에는 시험평가 출항을 앞둔 해군의 신형 이지스 구축함인 정조대왕함이 정박해 있었다. 바다에 우뚝 솟아 있는 정조대왕함은 거대했지만 동시에 날렵한 위용을 뽐냈다. 나란히 선 신형 호위함인 충남함과 비교하니 웅장함은 배가됐다.

정조대왕함은 세종대왕함에 이은 해군의 두 번째 이지스 구축함으로 지난해 7월 진수돼 현재 시험평가를 진행 중이다. 시험평가를 마친 후 내년 말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아테네의 방패’에서 이름을 따온 이지스함은 적의 미사일을 탐지·추적·요격할 수 있는 능력 등 이지스 전투체계를 갖춘 함정을 말한다. 7000t급 이지스함 건조 기술은 전 세계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만 보유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이지스함 설계부터 건조까지 수행하는 국내 유일한 기업이다.

정조대왕함은 길이 170m, 폭 21m, 무게 8200t으로 세종대왕함에 비해 더 길고 더 무겁다. 음파를 활용해 수중 목표의 위치를 알아내는 통합소나체계를 추가로 탑재하는 등 능력이 획기적으로 보완됐다. 가장 큰 특징은 지금까지는 탐지, 추적만 가능했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함수(배 앞부분) 중앙에는 거대한 함포가 자리하고 있었고 그 뒤로 각종 근접방어무기와 전자광학추적장비, 다기능위상배열레이 등이 있었다. 함미(배 뒷부분)에 있는 해상작전헬기 격납고까지 하면 정조대왕함은 그야말로 ‘움직이는 무기’다.

정조대왕함은 시험평가 항목만 500개가 넘고 평가 기간만 2년에 달한다. 상선이 열흘 이내로 시운전 평가를 한다는 점과 비교하면 길고 까다로운 평가다. 현장 관계자는 “함정이라는 제한된 플랫폼에서 전투성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설계, 생산을 관리하고 운용시험을 수행하는 체계통합 능력은 함정 건조의 핵심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함정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방산 분야가 군의 현대화를 넘어 산업으로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HD현대중공업은 수출에 매진해 2030년까지 특수선 사업 매출을 2조원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3000t급 이하 중소형 잠수함 개발에 착수했고 수상함 분야에서도 동남아, 남미, 중동 등으로 수출 전선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본부장은 “미래형·수출형 함정 개발을 통해 방산 수출을 확대해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지금보다 매출을 2배 정도 늘려 특수선 사업만으로 독자 운영이 가능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울산=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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