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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메이드 인 차이나 의존?” 한국 공장도 승산 있다는 LG의 자신감 [그 회사 어때?]
뉴스종합| 2024-07-18 18:00
정대화(왼쪽부터) LG전자 생산기술원장 사장과 송시용 스마트팩토리사업담당 상무가 18일 평택 디지털파크에서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그 회사 어때?〉

세상에는 기업이 참 많습니다. 다들 무얼 하는 회사일까요. 쪼개지고 합쳐지고 간판을 새로 다는 회사도 계속 생겨납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 수년을 하던 사업을 접기도 합니다. 다이내믹한 기업의 산업 이야기를 현장 취재,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쉽게 전달해드립니다.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LG전자는 약 70년의 제조 업력 동안 40개 지역 60여개 공장의 기획단계부터 설계, 구축, 안정화까지 참여했습니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통해 산업계의 ‘명의’가 되고자 합니다.”

LG전자가 국내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의 선봉장으로 우뚝 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국의 무서운 약진으로 한국 제조 산업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국내 공장들의 스마트팩토리 전환을 통해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는 사명감도 내비쳤다. 70년 전통의 제조 업력에 AI를 결합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해, 2030년 조 단위 사업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중국 제조업 추격 속 국가 경쟁력 ↑ 사명감”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 사장은 18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스마트팩토리확산센터(SFAC)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LG전자는 오랜 기간 해외 공장을 꾸준히 지어왔고, 매년 생산 라인을 증설하면서 스마트팩토리 전환을 추진해왔다”며 “스마트팩토리가 하나의 주축 산업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포착했다”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이 적용된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냉장고 생산라인의 모습[LG전자 제공]

이어 “제조업을 둘러싼 중국과의 경쟁이 국가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공장들이 좀 더 스마트화 된다면 해외로 공장이 나가지 않고 국내 공장도 중국의 저가 인력 생산 기지에 못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는 사명감도 있다”고 말했다.

생산기술원에 위치한 SFAC는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고객들에게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한다. 지난해 700여명이 넘는 인원이 방문했으며 지난 2017년 11월 오픈 후 누적 방문객은 6000여 명에 달한다. SFAC가 미디어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는 올해를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의 원년으로 삼고 공격적으로 외부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올해 관련 예상 매출 규모는 약 2000억원, 수주 규모는 3000억원 가량이다. LG전자가 선정한 ‘2030 미래비전’의 3대 성장동력 중 하나인 B2B(기업간거래) 부문의 구심점으로 삼고, 2030년에는 조 단위 매출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특정 영역 단위가 아닌 공장 설계부터 구축까지 전체의 제조 여정을 함께하는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이 적용된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냉장고 생산라인의 모습[LG전자 제공]

송시용 스마트팩토리사업담당 상무는 “기획-설계-구축-운영-유지보수로 이어지는 스마트팩토리 전체의 구축 여정은 종합병원에서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프로세스와 동일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LG전자는 산업계의 ‘명의’가 되고자 한다”고 사업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LG전자 제조 업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사가 원하는 효익이 정확히 무엇인지 같이 고민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최적화 솔루션을 제때 구축하고 안정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LG전자가 확보한 스마트팩토리솔루션 고객사는 20여 곳이다.

송 상무는 “현재는 각 업종별로 대표 레퍼런스 만드는데 충실하고 있으며, 확보한 고객사 중 한 번의 투자로 끝나는 고객사는 없고 2차, 3차 라운드의 투자가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매출 성장의 기회가 있다”며 “주요 수주 지역은 수주 사이트는 북미와 아시아 일부인데, 다만 북미 지역에 신공장을 구축하는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선행 수주가 확보돼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드웨어 로봇에 AI 등 소프트웨어 결합…“외부 리소스 적극 활용”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은 로봇 등 하드웨어와 AI/빅데이터/디지털트윈 등 소프트웨어를 아우른다. LG의 생성형 AI인 ‘엑사원’이나 자체 제작 상업용 로봇, 자율주행 로봇 ‘클로이’ 등 내부 소스 뿐 아니라 다양한 외부 업체의 솔루션도 적극 활용한다.

정 사장은 “LG 엑사원, 구글의 제미나이, 오픈AI 등 각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여러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약 70여명의 인원으로 몇천억원의 매출이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남들이 잘 구축해놓은 인프라를 사용하는 관점에서 LG전자는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SFAC에서는 실제 현장에 적용된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한눈에 보고 체험할 수 있다. ▷생산시스템 설계/운영 ▷설비/공정 관리 ▷검사/품질 ▷가상제품 개발 ▷환경/에너지 ▷로봇 자동화 등 솔루션별 전시존이 마련돼 있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의 로봇자동화 표준 플랫폼(FLEX RPS)이 적용된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 이 플랫폼은 유연성과 안전성, 이동성을 장점으로 작업 환경 및 대상물이 교체되는 환경에 빠르고 쉽게 대응할 수 있다. [LG전자 제공]

이날 방문한 SFAC A전시존에는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전체 공정과 연계한 솔루션이 자리하고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생성형 AI를 활용한 공정 이상 감지 솔루션이었다. 생성형 AI가 다양한 센서와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진동과 소음 등을 데이터화해 설비의 이상 유무를 판단하고 사전에 조처하도록 돕는다. 음성 인식이 가능해 오류 또는 사고 발생시 작업자가 ‘긴급정지’를 외치면 라인이 정지되기도 했다. 비전(Vision) 인식 기술은 제품의 불량을 감지하거나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근로자를 찾아내 공정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SFAC B전시존은 로보틱스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로봇 솔루션으로 꾸며져 있었다. 자체 제작 로봇 뿐 아니라 타사 상업용 로봇에 LG전자의 자체 OS를 적용한 솔루션이 전시돼 있었다.

자율주행으로 물류, 배송 등의 작업을 수행하는 AMR(Autonomous Mobile Robot)의 경우 배터리 전용 라인, 저상형 컨베이어 타입을 포함한 공용 플랫폼 라인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마련돼있다. 이차 전지 산업에서 활용하는 점보롤(Jumbo Roll), 팬케이크(Pancake)에 맞춘 AMR 고객 수요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변형 가능하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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