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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나의 트리플과 김시우의 더블, 우즈의 78타
뉴스| 2022-04-1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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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번 홀에서 파 퍼트가 굴러내려가는 걸 지켜보는 케빈 나.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재미교포 케빈 나(나상욱)가 올해 첫 메이저 마스터스 무빙데이의 16번 한 홀에서 5번의 퍼트를 하면서 트리플 보기를 적어냈다.

케빈 나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파72 7510야드)에서 열린 3라운드에서 7오버파 79타를 쳐서 중간합계 5오버파 221타를 기록했다. 공동 6위에서 출발해 전반에는 한 타를 잃으면서 톱5 이내에 들었다. 하지만 후반 아멘 코너 들어 11번 홀 보기를 적어내더니 15번 홀에서 다시 보기를 적어내 타수를 잃었다.

정작 악몽은 170야드 파3 16번 홀에서 나왔다. 이 홀에서 세 타를 잃는 소위 ‘양파’를 적어냈고 17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고 순위가 34위로 28계단 내려가 경기를 마쳤다.

이날 16번 홀 핀은 앞뒤 총 42야드 중 앞에서 17야드, 오른쪽 끝에서 4야드 지점인 그린의 오른쪽 언덕 꼭대기에 꽂혀 있었다. 케빈 나는 공을 그린 중앙에 떨어뜨렸으나 언덕을 타고 내려왔다. 13미터 아랫단에서 한 두 번째 스트로크는 홀을 지나쳐 3.5미터 지점에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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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친 뒤에 케빈 나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마스터스]


케빈 나는 거기서 파를 잡으려 했으나 홀을 지나친 공은 내리막 경사를 타고 굴러내려가서 15미터 지점에 가서 멈췄다. CBS 방송 해설을 하던 닉 팔도는 “아, 아니, 그게 사라졌네요.”라고 탄식했다. 거기서의 보기 퍼트가 1.8미터 지점에 멈췄고, 더블보기 퍼트도 실패해 총 트리플 보기를 적어냈다.

경기를 마친 케빈 나는 인터뷰 공간에 나와서 “추워서 숏게임 감각이 떨어졌던 것 같다”면서 “잘 가다가 15번 파5와 16번 파3 홀이 요번 주 희망의 문을 닫게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트리플 보기 상황에 대해 “투 퍼트가 어려운 핀이었는데 파 퍼트를 조금 세게 친 것이 굴러내려가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골프 치다 보면 그럴 수 있다”면서 “마지막 홀에서 좋은 파를 잡아서 80타를 안 쳤다”면서 웃으면서 인터뷰를 끝냈다.

마스터스에 6번째 출전하는 김시우(27)는 이날 2번 홀에서 이글을 잡고 보기와 더블보기를 한 개씩 더해 1오버파 73타를 쳐서 공동 18위(3오버파)로 순위를 5계단이나 끌어올렸다. 다들 타수를 많이 잃는 상황에서 선방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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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홀에서 더블보기로 경기를 마친 김시우.


4번 홀에서 보기를 한 뒤로는 파 행진을 이어가다가 마지막 파4 465야드 18번 홀에서 그에게 시련이 닥쳤다. 티샷이 오른쪽 나무숲으로 들어갔다. 두 번째 샷으로 레이업한 뒤에 세 번째 샷은 그린을 오르다가 언덕을 타고 굴러 내려갔다. 핀까지 14야드 밑에서 한 네 번째 샷은 그린을 지나쳐 1.5미터 지점에 멈췄다. 거기서 투 퍼트를 하면서 더블 보기를 적어냈다.

경기를 마친 뒤에 안색이 굳은 그는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당시 현장에 있던 연합뉴스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3라운드를 마치고 클럽하우스 현관에서 캐디백을 걷어찼다. 한 번도 아니고 네 번이나 캐디백을 발로 찼다고 한다. 다만 카메라 앞이나 관중이 보는 앞은 아니었다.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고 클럽하우스 현관 안에서 그랬다고 한다. 그의 심정이 어땠을지는 모르지만 노골적으로 화를 표출하는 방식이 주변 사람들에게는 눈살 찌푸리는 광경이었을 것이다.

부상에서 돌아온 타이거 우즈(미국)는 버디 3개에 보기 5개 더블보기 2개를 묶어 6오버파 78타를 쳐서 자신의 마스터스 출전 대회 사상 한 라운드 최다 타수를 한 타 경신했다. 이날 6타를 잃으면서 순위도 41위(7오버파)로 22계단 하락했다. 1995년부터 23번 출전해 91번의 라운드에서 50번이나 언더파를 쳤던 그가 마지막 18번 홀에서 1.4미터의 짧은 보기 퍼트마저 놓치고 더블보기를 적어내면서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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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최고 타수 기록을 한 타 경신하고도 웃으며 인터뷰하는 타이거 우즈. [사진=마스터스]


우즈는 인터뷰 장소에 나와서 ‘체력적으로 3번째 라운드 경기 어땠냐’는 기자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웃으면서 “변한 건 없다”면서 답했다. “오늘 컨디션이 어려웠고 기온이 내려갔었다”는 등의 답변을 술술 이어갔다. 인터뷰가 길어지자 옆에 있던 진행자가 질문을 그만 받겠다고 해도 마지막 나온 질문에 성실하게 답했다.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나는 매일 매일 도전하고 있다”고 자신의 몸 상태와 경기력에 대해 답하면서 3분20초에 걸친 인터뷰를 마쳤다. 우즈에게는 이날 자신이 역대 마스터스 출전 사상 최악의 스코어를 적어낸 날이 아닌 듯 보였다. 그가 적어낸 스코어보다도 경기 후의 태도는 존경받기에 충분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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