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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외 골프 연습장의 체인화 브랜드화
뉴스| 2022-05-12 12:26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골프가 필드뿐 아니라 TV에서나 유튜브에서도 열풍이다. 골프를 배우려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레슨 프로들의 몸값이 치솟는 한편으로 지역 기반 실내외 연습장들은 체인화하고 브랜드화하고 있다.

기존에 레슨프로들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클래스A, 미국골프지도자연맹(USGTF), KPGA클래스A,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 등 전문 기관에서 발급한 자격증을 연습장에 걸어두는 것에 그쳤으나 이제는 자본과 조직력을 갖춘 골프 아카데미가 브랜드의 형태를 갖추고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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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존 직영 GDR 아카데미는 국내에 100호점이 운영중이다.


골프존, GDR-아카데미-GLA 계열화
이같은 현상을 촉발한 것은 스크린 골프 업체들이다. 대표적인 시뮬레이션 골프 브랜드 골프존의 GDR아카데미와 카카오VX가 각각 아카데미 100호점까지 넓혔다. GDR아카데미는 지난해 100호점을 돌파했으며 그 이후 변동사항은 없다. 다만 골프존의 레슨 전용 기기인 GDR을 사용하는 실내 연습장은 최근 2년 기준 1100개에서 1400개로 증가했다. 일반 매장에 설치된 GDR은 골프존과 레슨 직영점 관계는 아니다.

골프존은 골프존 레드베터 아카데미(GLA)를 만들어 프로를 양성하고 육성하고 심지어 자격증까지 주고 있다. 이런 시스템이 자리잡으면 GLA 자격증으로 연습장을 낼 수도 있다. 골프존은 GLA 브랜드를 띄우기 위해 최근 한창원 등 KPGA와 KLPGA 정회원인 5명의 선수를 내년까지 1년간 후원선수로 육성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골프존은 지난 2017년 김한별(26), 지난해 코리안투어 신인상을 받은 김동은(25) 등의 선수를 후원한 바 있다.

시뮬레이션 골프방 기기에서 시작한 골프존은 2011년 GDR을 내면서 골프 연습장 시장에 뛰어든 이래 10여년 만에 레슨 기기인 GDR 판매에 이어 직영점인 골프존아카데미 전국망을 갖췄고, 프로를 육성하는 GLA로의 다각적인 계열화를 통해 골프 교습과 관련된 전체 시장으로 영향력을 넓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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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VX의 프렌즈 아카데미도 100호점을 돌파했다.


카카오VX, 프렌즈 아카데미 100호점
시뮬레이션 골프 시장 2위 카카오VX도 아카데미 교습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주에 골프 연습장인 프렌즈 아카데미가 런칭 1년 만에 100호점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5월1일 시작한 프렌즈 아카데미는 카카오 VX의 연습장 브랜드로 프렌즈스크린 R의 연습장 센서를 기반으로 한다. 1호점 수원 광교점 계약을 시작으로 1년 만에 프랜차이즈 100호점까지 넓혔다. 그중에 전남 광주 매월점이 50개 타석으로 프렌즈 아카데미 매장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프렌즈 아카데미’라는 이름을 단 매장 당 평균 10~20개 타석이 설치되어 있다.

카카오VX는 2030 세대 골프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골프 관련 소비가 늘어나고, 젊은 골퍼의 중심에 프렌즈 아카데미의 인지도가 높아져 브랜드가 급성장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또한 창업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는 체계적인 매뉴얼과 시스템 전문가의 슈퍼바이징 서비스를 지원하기 때문에 골프를 잘 모르는 점주도 창업 가능한 모델을 지향한다고 소개한다.

급성장의 다른 측면에는 카카오라는 대기업의 배경, 친근한 카카오톡 캐릭터가 골퍼들에게 쉽게 다가간 점이 비결일 것이다. 프랜차이즈 규모로 1년만에 100호점을 갖춰 골프존과 같아졌다는 점은 골프 레슨 시장 자체를 뒤흔드는 큰 변화일 수 있다.

스크린 골프로 성장한 골프존과 카카오VX로서는 골프방 만으로는 성장의 한계에 봉착한 만큼 골프 연습장으로 시장 확대를 모색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는 기존 실내외 골프연습장으로서는 도전이면서 지역 중소 연습장으로서는 대체적으로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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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골프훈련소는 지난해말까지 23점까지 직영점을 넓혔다.


대안 골프 연습장 체인 행복골프훈련소
2005년 저서 <내 안의 골프 본능>을 통해 골프계에 알려진 김헌 행복골프훈련소장은 ‘골프 연습장 업계의 스타벅스’를 지향한다. 2007년 대치동에 마음골프학교를 연 뒤로 수많은 골퍼들을 가르쳤고 골프 소설책까지 다양한 레슨 서적을 저술했다. 마침 기존의 골프 교습에 싫증이 나고 지친 골퍼들에게는 골프를 접근하는 방식을 새롭게 제시하면서 각광받았다. 카카오VX의 전신인 마음골프에도 몸담았던 그는 2017년에 행복골프학교를 열면서 골프 연습장의 프렌차이즈화를 시작했다.

2017년 성남 모란에서 1호 매장을 연 뒤로 이듬해 10월에 서울 잠실에 2호점을 열고 뒤이어 점차 시장을 확대했다. 2019년에는 중국 상하이에 해외점을 열었다. 원주, 제주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점포를 늘린 결과 지난해말 경기 군포에 23호점까지 오픈했다. 김헌 교장은 적극적으로 창업 설명회를 열면서 가맹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행복골프훈련소는 기존 골프 연습장이 가진 분위기를 탈피했다. 마치 어른들의 놀이터 개념으로 실내 연습장을 꾸며 카페테리아같은 공간을 만들고 집중 코칭룸에 독자적으로 만든 시뮬레이션 스윙 분석기에 자체 고안한 다양한 연습 도구를 레슨에 활용한다. 이는 20여년 동안 5천명이 넘는 제자를 배출한 김헌 소장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사업 형태로 발전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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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연습장 브랜드 JNGK는 최근 스윙 영상 전문가 과정을 개설했다.


스윙 분석 프로그램 추가한 JNGK
국내 가장 큰 규모와 체계적인 교습 시스템을 갖춘 실외 연습장 업체인 JNGK는 최근 실전 레슨과 컴퓨터 스윙 분석가 양성에 중점을 둔 국내 첫 골프코칭프로(KGCP: Korea Golf Coaching Professional) 양성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JNGK는 KGCP양성 프로그램이 체계적인 레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스윙 메커니즘뿐만 아니라, 골프 피트니스, 영양학, 멘탈, 코칭, 클럽 피팅에 대한 폭넓은 교육을 제공하며 전문성을 갖춘 컴퓨터 스윙 분석 전문가 양성 과정이라고 밝혔다. 시뮬레이션 브랜드들의 장점이랄 수 있는 스윙 분석 기능을 타석에 접목시킨 것이다.

JNGK는 골프 교습 업계 최고의 강사진으로 구성된 이론 교육 과정을 거쳐 필기시험과 JNGK 골프아카데미에서 실제로 진행하는 참관수업, 실제 레슨 및 공개강좌 실습을 진행한 후 최종평가를 통과한 이들에게 수료증을 발급하기로 했다.

JNGK는 워커힐아카데미를 시작으로 수도권에 5군데의 아카데미가 있으며 세종시의 세종필드아카데미, 부산 센텀시티 아카데미, 당진 스카이힐아카데미 등 전국적인 체인망을 갖췄다. 그럼에도 이같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건 종전의 거주지에 국한된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벗어나 체인화하고 브랜드화해야 시뮬레이션 골프업체들의 아카데미들에 맞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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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골프타운 김포공항점 타석 모습


문화공간 접목한 쇼골프타운
김포공항 옆에 빠제로 연습장으로 알려진 183타석 300야드 연습장은 골프 부킹을 전문으로 하는 엑스골프가 인수해 지난해 2월 쇼골프타운이라는 색다른 브랜드로 운영하고 있다. 커플석, 싱글석 등 다양한 타석을 마련한 데다 증강 현실을 이용한 퍼팅 연습장, 스윙 분석기 시설을 다채롭게 마련했다. 골프 연습장 범주를 탈피해 골프 타석이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여겨지길 바라는 듯하다.

2016년부터 서울 장한평에서 연습장을 부가사업처럼 운영하던 엑스골프는 쇼골프타운 김포공항점으로 연습장 프랜차이즈 사업을 검토하더니 이번달에는 여의도63빌딩 인근에 2호점을 추진한다. 이밖에 올해 10개, 내년에 50개 이상의 쇼골프타운을 확장한다는 목표다.

쇼골프는 ‘한국의 탑골프’라고도 홍보하며 골프 연습이 가능한 문화 공간을 지향한다. 방송 공간을 제공하고 이곳에서 유튜브 영상을 만들고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해 홍보하는 등 엑스골프가 가진 막강한 골퍼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모션이 가능하다.

최근 수년간 골린이나 MZ세대 등 새롭게 골프를 배우는 골퍼가 급증했고 골퍼들의 인식 변화도 연습장의 체인화, 브랜드화를 촉발했다. 종전까지 드라이빙 레인지나 연습장은 접근성과 함께 편의 시설과 타석 규모 등이 판단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아카데미의 특징과 이미지, 유튜브나 각종 매체를 통해 접하는 컨텐츠를 통해 연습장은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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