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취약한 심혈관질환자, 적극적인 폐렴구균 백신 접종 필요”
2020-09-04 13:04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많이 늘면서 위·중증 환자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는 지난 달 18일 9명에서 이달 4일 157명으로 17배나 급증했다. 이에 사망자도 2주간 22명이 발생했다.

이런 배경에는 최근 확진자 중 고령자 및 기저질환자처럼 코로나19 고위험군이 많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건강한 사람의 경우 큰 후유증없이 회복되기도 하지만 기존에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런 기저질환에는 고혈압, 당뇨병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도 있다. 특히 최근 심혈관질환 환자가 코로나19로 인한 2차 세균 감염에 취약하다는 내용이 발표되면서 심혈관질환자들은 예방접종을 통한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박진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사진)에게 백신 접종의 중요성과 코로나19 상황 속 올바른 예방접종의 필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Q: 국내에서 만성심질환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만성심질환의 실태는 어떤가?

만성심질환에는 협심증, 심근경색, 동맥경화증, 심부전 등이 있다. 유전적·생활습관 요인 및 선행질환 관리 소홀 등으로 인해 발병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5년 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Q: 최근 코로나19와 관련해 기저질환이 있을 경우 건강한 성인 대비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만성심질환 환자의 경우에도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가?

만성심질환은 질환 자체의 위험 뿐 아니라 면역력 약화 등으로 인해 환자가 바이러스 감염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쉽다. 최근 국내 사망원인 3위를 차지한 폐렴의 주요한 원인균인 ‘폐렴구균 폐렴’ 역시 만성심질환 환자에서 더욱 위험도가 증가한다. 만성심질환 환자의 경우 건강한 성인 대비 폐렴구균 폐렴에 걸릴 확률이 최대 5.1배나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Q: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관련해 해외에서는 만성심질환 환자에서 예방접종과 관련해 어떤 지침들이 나오고 있나?

대표적으로 미국심장학회(ACC)의 ‘COVID-19 심장질환 지침’이 있다. 미국심장학회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부정맥 및 급성심장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급성 심부전, 심근경색, 심근염 및 심정지와 같은 기저질환은 심장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심혈관질환 환자에서 폐렴구균 백신과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폐렴구균 백신이 코로나19를 직접적으로 예방하지는 못하지만 심혈관질환 환자의 경우 2차 세균 감염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만큼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통해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Q: 현재 국내에서 심혈관질환 환자에서 시행되는 예방접종의 종류와 권고되는 사항은?

대한감염학회가 2019년 업데이트한 ‘성인예방접종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만성심혈관질환 환자의 경우 인플루엔자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이 연령 기준에 부합하고 면역의 증거(백신 접종력, 과거 감염력, 또는 항체검사 양성)가 없는 경우 백신을 권고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폐렴구균 백신의 경우,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한 적이 없는 18세에서 64세 만성질환자이라면 13가 단백결합백신(PCV13)과 23가 다당질백신(PPSV23)을 순차적으로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Q: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성인에서 예방접종률이 크게 줄었다. 현 상황에서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가장 필수적인 백신을 권고한다면?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65세 이상 폐렴구균 예방접종 현황에서 올해 1~5월 접종자는 5만251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만3284명)의 25.8% 수준에 불과하다. 폐렴구균으로 인한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은 치명적이다. 실제로 폐렴구균 감염으로 균혈증, 뇌수막염으로 진행되면 치명률은 60~80%까지 증가한다. 폐렴구균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환자라면 계절과 무관하게 접종을 받을 것을 추천한다.

Q: 만성심질환을 비롯해 기저질환자를 위한 개선책이 있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의 경우 만 65세 이상 등 나이를 기준으로 결정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나이 뿐 아니라 질병 고위험군을 고려한 지원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

폐렴구균 백신 역시 현재 23가 백신(PPSV23)이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서 국가예방접종사업으로 실행되고 있으나, 성인이 접종 가능한 폐렴구균 백신 중 13가 단백접합백신의 경우 대규모 임상을 통해 성인에서 폐렴구균 폐렴을 45%,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의 경우 75% 가량 예방한다는 점이 입증됐다.

무엇보다 폐렴구균으로 인한 폐렴 및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병은 예방접종을 통해 낮출 수 있지만, 환자 및 의사가 정보가 없어 예방접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진 및 환자 대상 홍보 및 교육이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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