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큼 치킨 잘 튀기는 로봇”…코로나19에도 끄떡없는 로봇 치킨
2020-09-30 09:03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롸버트치킨 1호기’에서 만난 강지영 로보아르테 대표. [사진=김빛나 기자]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처음에 홀 없애고 로봇 놓는다 했을 땐 ‘맥주 팔아야지 무슨 소리냐 ’하면서 다들 말렸죠. 하지만 덕분에 배달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현명한 선택이었죠”

서울 강남구에 있는 ‘롸버트치킨 1호기’에는 테이블이 없다. 대신 매장 한가운데에 치킨을 튀기는 거대 로봇이 있다. 팔처럼 생긴 로봇 2개로 구성된 협동 로봇(뉴로메카)이 매장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특이한 영업 방식 때문에 예능 프로그램까지 진출해 “가짜 가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미래형 치킨 가게를 운영하는 강지영 로보아르테 대표를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났다.

1호점 물색할때부터 배달 염두…코로나19에도 매출은 ↑

‘1인 가구를 위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치킨’ 강 대표는 롸버트치킨 1호기를 기획할 때부터 배달에 중점을 뒀다. 지치지 않고 치킨을 튀길 수 있는 로봇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만들 수 있는 메뉴가 한정적인 로봇의 한계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강 대표는 1인 가구가 많은 강남구에 배달 오토바이가 다니기 편한 대로변 인근 상가를 물색했다. 그리고 신정릉역 부근 아파트 상가에 1호점을 열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기였던 12월 가오픈, 2월 정식 오픈했지만 롸버트치킨은 외식업계 대부분이 겪었다는 코로나19 악재를 피했다.

오히려 매출은 계속 늘어 지난 주말에는 하루에 100마리 이상 팔기도 했다. 강 대표는 “방송 출연하고 자녀와 함께 매장 방문하는 손님이 늘었어요. 과학박람회 온 것처럼 초등학생들이 로봇을 보고 계속 “우와~” 하는 데 기분 좋았습니다”고 말했다.



롸버트치킨 1호기에 있는 로봇치킨. [사진=김빛나 기자]

강 대표가 치킨 로봇을 제작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피자·햄버거 로봇이 있는 미국으로 가서 직접 로봇을 보며 1년간 준비했다. 강 대표는 “미국에 있는 로봇도 100% 완벽하진 않고 한계가 있더라고요. 오히려 미국에 다녀오니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고 말했다.

현재 1호점에 있는 로봇은 치킨 튀기는 속도가 사람과 비슷하다. 대신 사람보다 지치지 않아 일정 수준의 맛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단점도 있다. 맛이 일정하다보니 주방장이 마음먹고 공들여 치킨을 튀기면 아직까진 로봇은 맛에서 밀린다.

“로봇 도입,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생각”

사실 강 대표가 처음부터 치킨 브랜드를 꿈꿨던 건 아니다. 사업 진출 초기 강 대표는 치킨 브랜드에 로봇을 납품하는 회사를 구상했었다. 하지만 1호점을 운영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강 대표는 “처음에는 경험 쌓는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시장이 이렇게 치열할 줄 몰랐죠. 이제는 치킨 잘 팔아서 살아남을 궁리만 하고 있습니다”며 크게 호탕하게 웃었다.


tvN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로봇치킨 [사진출처=tvN 방송화면]

롸버트치킨은 오는 10월 개포동에 직영 2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로봇 성능도 좋아졌다. 사람과 치킨 튀기는 속도가 비슷했던 1호점 로봇과 달리 시간이 0.8배로 단축됐다. 한 대당 1억 원이던 로봇 가격도 6000만 원으로 줄었다. 강 대표는 “내년부터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입니다. 로봇을 직접 사기에는 부담이 있어 가맹점에 빌려주는 형식으로 진행하지 않을까 싶어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강 대표는 로봇 기사에 항상 달리는 댓글에 답하고 싶다고 했다. 강 대표는 로봇 도입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로봇한테 일자리를 뺏긴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로봇은 치킨 튀기는 일처럼 위험한 일을 도와주는 존재입니다. 오히려 로봇 관리자처럼 새로운 직업이 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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