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 투자...최대주주로
의료빅데이터 확보 교두보
카카오가 디지털헬스케어에도 진출한다. 의료빅데이터 업체인 휴먼스케이프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휴먼스케이프에 150억원을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카카오는 이번 투자로 약 20%의 지분을 확보하게 돼 1대주주가 된다.
휴먼스케이프는 카카오 전까지 약 22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와 GC(녹십자홀딩스), KB증권, 나우IB, 케어랩스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휴먼스케이프는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플랫폼 ‘레어노트’를 운영한다. 희귀난치질환 환자가 직접 올린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치료제 개발 현황 및 관련 연구를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루게릭, 신경섬유종증, 유전성 혈관부종 등 난치성 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 현황을 제공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환자의 정보가 엄격하게 관리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투자가 마무리되면 카카오는 이 기술을 토대로 더욱 안전하게 의료 빅데이터를 모을 수 있게 된다.
카카오는 수년간 의료 빅데이터 사업에 열을 올렸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2018년 8월 서울아산병원, 현대중공업지주와 합작법인(JV)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설립했고, 2019년 12월 연세대의료원과 파이디지털헬스케어를 세웠다.
네이버도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위해 일찍부터 대비를 마쳤다. 지난 2018년 12월 대웅제약·분당서울대병원과 헬스케어 합작법인 다나아데이터를 설립해 헬스케어 투자에 시동을 걸었다. 네이버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D2SF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들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투자한 업체 8곳 중 헬스케어 관련 업체만 6개에 달했다. 국내 기업은 물론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IT 기업도 헬스케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오랫동안 휴먼스케이프 투자를 검토했다”며 “다른 투자자들의 지분율이 희석되지 않는 수준에서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규모로 투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휴먼스케이프는 가상자산으로 업비트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카카오의 인수설이 소문으로 돌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휴먼스케이프 지분을 약 8% 보유한 코스닥상장사 케어랩스 주가도 급등세다. 김성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