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민둥산에서 남산 40배 숲으로” SK ESG의 출발점 ‘인등산’ 가보니
2022-06-16 10:16


SK그룹이 충주 인등산 SK수펙스센터에 개관한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 내부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상징하는 생명의 나무가 서 있다. [SK제공]

[헤럴드경제(충주)=주소현 기자] 지난 15일 찾은 충북 충주시와 제천시 경계의 해발 667m 인등산. 중턱 즈음에 올라가니 SK그룹의 ‘넷제로(온실가스 실질 배출량 0)’ 철학을 고스란히 담은 디지털 전시관 ‘포레스트 파빌리온’이 눈에 들어왔다. 인등산과 자작나무 숲에서 착안한 전시관으로 중앙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상징하는 ‘생명의 나무’가 설치돼 있었다. 나무 주변으로는 SK의 넷제로 방법론이 담긴 키오스크가 설치돼 친환경 기술 생태계와 탄소절감 효과를 증강현실로 생생히 체험할 수 있었다.

SK가 수많은 국내 산 중에 인등산에 전시관을 설치한 이유는 이곳이 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뿌리이기 때문이다. 최종현 SK 선대회장은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 나무를 심는다’라는 신념에 따라 1972년부터 인등산에 키 30㎝의 묘목들을 심기 시작했다. 50년이 지난 현재 인등산에는 지름 30㎝, 높이 30m의 조림수 400만 그루가 빽빽하게 심어져 남산의 40배 크기가 됐다. 커다란 숲이 된 동시에 SK그룹의 탄소 감축 철학이 깃든 곳이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SK임업(당시 서해개발) 사장으로 조림사업을 시작하며 비수도권 중심에 행정구역 경계인 산들을 사들였다. 경기 이천시, 강원 횡성시, 충남 천안시, 충북 영동시 등 곳곳에 확보한 산만 총 4500㏊에 이른다. 여기에 자라는 속도는 느리더라도 내구성이 좋아 고급 건축자재나 가구재로 활용되는 가래나무, 자작나무, 흑호두나무 등 활엽수를 키웠다.

선대회장의 이 같은 조림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2년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 산하에 있던 SK임업을 지주회사인 SK㈜에 편입시켰다. 같은 해 강원 고성군의 축구장 70배 크기 황폐지에 자작나무 등 25만 그루를 심어 ‘조림 청정개발체제’ 사업을 시작했다. 이는 북구된 숲이 얼마나 온실가스를 흡수했는지 측정해 탄소배출권으로 인정해주는 사업이다.

실제 SK는 2013년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최종 인가를 받아 국내 최초로 탄소배출권을 확보한 기업이 됐다. SK는 현재 운영 중인 탄소중립 산림협력 사업 프로젝트로 향후 30년간 매년 4만3000t의 탄소가 흡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는 2030년 기준 탄소 2억t을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 210억t의 1%에 해당하는 양이다.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보다 앞서 ‘넷제로’ 경영을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시스템 등 친환경에너지 생태계로 3730만t ▷저전력반도체 등 반도체 생태계에서 1650만t ▷전기차배터리 생태계 750만t ▷플라스틱 재활용 생태계 670만t을 줄여갈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기업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라는 시각으로 나무와 인재를 키우는 일에 매진했던 최종현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SK그룹이 충주 인등산 SK수펙스센터에 개관한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 내부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상징하는 생명의 나무가 서 있다. [SK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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