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 미분류
[2015 대중문화 파워리더 빅30]파워리더들의 힘찬 순항…‘약자의 반란’은 없었다
헤럴드 경제 미분류| 2015-12-28 11:41
방송 나영석·김태호 등 ‘스타PD ’ 각광 가요 엑소·소녀시대 수성 속 뉴페이스 쑥쑥 영화 암살·국제시장·베테랑 1000만영화 3편 탄생 공연 메르스에 고전… ‘쇼팽 ’ 조성진 그나마 위안


2015년 대중문화계는 강자들의 파워가 두드러진 해였다. 신흥세력이 등장해도 기세는 오래 가지 못했으며, ‘약자의 반란’이라 부를 만한 사건도 없었다. ‘강자’들이 이끈 대중문화 산업은 안정적인 상향세를 보였다. 


방송계에선 지상파 출신 PD(나영석, 신원호)들의 콘텐츠로 전통적인 플랫폼 강자(지상파)를 위협하며 ‘파워리더’ 반열에 올랐다. 올해에도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이제 CJ E&M발 방송콘텐츠에는 ‘지상파 위협’이라는 수사가 어울리지 않는다. 신원호 PD가 ‘응답하라 1988’로 돌아오고,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신서유기’의 나영석 PD가 한 해 농사를 책임졌다. ‘쿡방’(요리하는 방송)의 중심에 있던 백종원을 발 빠르게 섭외한 ‘집밥 백선생’은 평일 저녁을 사로잡으며 최고 7%대의 시청률을 썼다. 그 중심에 자리한 나영석 PD(3위)는 방송가의 패러다임을 뒤흔든 최초의 예능PD가 됐다. 

영화계에선 대형 배급사의 파워가 뚜렷했다. 특히 CJ E&M과 쇼박스가 나눠가지며 이례적으로 천만영화를 세 편이나 내놓았다. 쇼박스는 ‘암살’, ‘사도’로 선전했고, ‘내부자들’로 하반기 관객파워를 자랑했다. ‘국제시장’으로 올 한 해를 연 CJ는 8월 ‘베테랑’으로 응어리진 국민들의 가슴에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올 한 해 관객들을 사로잡은 한국 영화엔 양대 영화배급사가 있었으며, 흥행영화의 중심엔 배우 황정민(11위)과 유아인(12위)이 있었다. 

가요계는 SM과 YG의 저력을 따라올 신흥주자가 없었다. SM의 엑소와 소녀시대가 가요계의 정상을 지켰고, YG의 빅뱅이 여전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다시 돌아온 ‘국제가수’ 싸이는 7집 타이틀곡 ‘대디’로 아시아 가수 최초 4곡 연속 빌보드 핫100 진입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싸이 역시 YG 소속이다. 양대 기획사를 이끄는 수장들(이수만, 양현석)은 나란히 대중문화 파워리더 1, 2위에 올랐다. 

공연계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에 이어 메르스 직격탄을 맞으며, 중소 극장들이 어려움을 겪은 한 해였다. 그 와중에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조성진(20위)이 유달리 부각됐다. 

이제 방송가를 움직이는 ‘손’은 눈에 띄는 몇몇 인물들이 됐다.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의 약진은 올 한 해만의 이슈는 아니다. 지상파 방송3사가 다져온 플랫폼 권력은 이미 몇 해 전부터 약화되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방송가의 화두는 ‘플랫폼’의 시대는 저물고 ‘콘텐츠’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었다. 2015년을 보내며 보다 두드러진 변화가 나왔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각광받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명실상부 ‘스타PD’의 시대다. 


방송가의 권력은 연예인에서 플랫폼으로, 마침내 콘텐츠를 만드는 PD들에게로 이동했다. 한 방송사의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진 PD들의 시대를 맞기 위한 토대를 다지는 시기였다면, 이젠 더 뚜렷하게 PD의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MC보다 PD의 시대”이며, ‘메이드 바이 OOO’의 시대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나영석 CJ E&M PD의 존재는 상징적이다. 올 한 해 나영석 PD는 이미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던 ‘꽃보다 할배’와 ‘삼시세끼’(이상 tvN)를 통해 다시 안방을 찾았다. ‘삼시세끼’의 경우 최고 13%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동시간대 1위의 성적을 냈다. 새로울 것 없는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나영석이라는 스타PD의 ‘브랜드’가 만든 성과다.

2015 대중문화 파워리더 설문에 나영석 PD가 처음으로 빅5에 들고, MBC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지상파 방송사 가운덴 유일하게 순위에 오른 것, ‘응답하라 1988’로 돌아온 신원호 PD가 2년 전 ‘응사’(응답하라 1994) 이후 다시 순위에 등장한 것도 ‘메이드 바이 PD’ 시대의 방증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이제 TV는 PD 한 사람이 만든 프로그램과 브랜드에 따라 시청자가 움직이고 있으며, 더 빠르게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방송사는 이 때문에 ‘포스트 OOO’을 찾기에 분주한 상황이 됐다. MBC는 올 한 해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통해 박진경 PD를 발굴했고, KBS는 일요예능 ‘1박2일’을 책임지는 유호진 PD를 이명한(현 tvN 본부장)-나영석 PD를 잇는 주자로 성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비지상파의 급성장에 지상파의 PD파워는 초라하다. 방송가 스타 PD의 산실은 KBS PD들이 대거 이동한 CJ E&M이다.

PD의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상징적인 인물들은 존재한다. 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뿌리 깊게 자리해 흔들림이 없다. 국민MC 유재석과 수년간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 자리를 지켜온 손석희 JTBC 보도 담당 사장이다. 해마다 내놓은 성과와는 무관하게 이들 두 사람은 대중문화계를 움직이는 큰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SM과 YG를 필두로 한 주요 대형기획사 소속 가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한 해였다. 가요계 전방위에서 ‘뉴페이스’들의 면면도 화려했다.

SM 소속 엑소와 소녀시대는 각각 보이그룹과 걸그룹의 정상을 지켰다. 엑소는 지난 3월 정규앨범 발매에 이어 12월 겨울 스페셜 앨범까지 연타를 날렸다. 소녀시대도 8월 정규앨범을 내고 태연의 솔로 활동, 태티서 유닛까지 최고 걸그룹의 행보를 보였다. YG의 빅뱅은 ‘2015 MAMA’에서 ‘올해의 가수상’을 수상하며 가요계 영향력을 다시 입증했다. 싸이는 3년5개월만에 정규 7집으로 돌아와 전세계적으로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타이틀곡 ‘대디(DADDY)’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1억 뷰를 향해 순항 중이다.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뉴페이스도 많았다. 인디 씬에서 주목받던 혁오는 MBC ‘무한도전 가요제’를 통해 올해의 신인으로 떠올랐다. 올여름 시작됐던 이들의 차트 역주행은 연말까지 이어져 음원차트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혁오의 인기는 보컬 멤버 오혁의 솔로 활동으로도 이어졌다.

올해 데뷔한 YG의 아이콘은 힙합 보이그룹의 가능성을 열었다. 데뷔 3개월만에 MAMA 시상식에서 남자 그룹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JYP의 트와이스는 올해 가장 늦게 등판한 걸그룹이지만 그만큼 기세가 무섭다. 9명의 멤버가 각자 다른 매력으로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어 2016년에도 활동이 기대되는 신인이다.

지난해 영화계는 1000만 관객 한국영화가 3편이나 탄생했다. 고무적인 한 해였다.


가장 먼저 1000만 관객 돌파 테이프를 끊은 작품은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이었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국제시장’은 중ㆍ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며 누적관객수 1426만명이란 대기록을 세웠다. 올해 최고 흥행기록이자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최동훈 감독의 ‘암살’과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은 지난 여름 1000만 관객을 ‘쌍끌이’했다. ‘암살’과 ‘베테랑’은 각각 1270만명, 1341만명을 동원하며 한국 극장 관객의 저변이 넓어졌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영화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두드러졌다. 대작들은 흥행한 반면 평작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1000만 관객 영화가 3편이나 나왔고 500만명 이상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총 7편이었다. 반면 올해 개봉한 약 240여편의 한국영화 가운데 관객 100만명을 돌파한 작품은 단 22편에 불과했다. 장르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작은 영화의 생존력을 높이는 게 충무로의 숙제다.

2015년 공연예술계는 고단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단체 공연관람 취소 등 어려움을 겪었던 공연계는 올해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위협으로 직격탄을 맞으며 2년 연속 안팎으로 힘든 한해를 보냈다. 공연 예매 취소가 줄을 이었고 아예 공연 자체가 취소된 것도 수백건에 달했다. 중소 규모 극장들은 타격이 더 컸다. 250석 정원 대학로 소극장 연극에 관객이 10%도 채 안되는 날이 허다했다. 


하반기에는 공공기관 예술검열 논란이 불거져 진통을 겪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창작 산실 우수작품 제작 지원작 등을 결정하면서 특정 연출가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9월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이에 연극인들은 국회 청문회 개최 등을 요구하는 서명서를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제출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향 직원들의 투서로 시작된 박현정 대표의 막말ㆍ성추행 파문은 1년만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며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기쁜 소식도 있었다. 10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 결선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것. 이는 곧 클래식 붐으로 이어졌다. 조성진 앨범을 사기 위해 매장 앞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대중문화 인사들은 2015년 공연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 주저없이 조성진을 꼽았다. 레퍼토리 시즌제를 만들어 전통의 현대화와 대중화에 성공한 안호상 국립극장장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김양선 인터파크ENT 대표, 뮤지컬 배우 김준수와 조승우, 발레리나 강수진이 올해를 빛낸 공연예술계 인물로 꼽혔다.

김아미·고승희·김기훈·이세진 기자/shee@heraldcorp.com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들

강신웅 티캐스트 대표, 구자영 DH플레이엔터테인먼트 대표, 권미경 CJ E&M 영화사업부문 상무, 권영주 더 틱톡 대표, 권지원 리틀빅픽처스 대표, 길영민 JK필름 대표, 김광현 영화사 하늘 대표,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장, 김동영 스톰픽처스코리아 대표, 김병수 EBS 방송제작본부장, 김성일 현대미디어 대표, 김양선 인터파크ENT 부문 대표, 김연성 HB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이사,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김제현 tvN 콘텐츠운영국장, 김종도 나무엑터스 대표, 김철희 버튼매니지먼트(CJ아지트) 대표, 나병무 CJ E&M 음악사업부문 경영기획팀장,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류현위 EBS 콘텐츠센터장, 명재욱 KBSN 편성제작팀장, 박매희 위드매이 대표, 박민선 CJ E&M 공연사업본부장, 박상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국장, 박성호 MBC플러스 기획국장, 박정민 프레인TPC 대표, 박준경 NEW 홍보마케팅 본부장, 박지영 CJ E&M 드라마사업본부 제작국장, 박혜경 앤드크레딧 대표, 백명선 판씨네마 대표, 백순진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 이사, 백정렬 SBS CP, 백창주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대표, 송원섭 JTBC CP, 신명호 경기도문화의전당 경영본부장, 신원수 로엔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신유경 영화인 대표, 신주학 스타제국 대표,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 신홍석 루비레코드 이사, 심재명 명필름 대표, 심정운 심엔터테인먼트 대표, 안호상 국립극장장, 양민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 우연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 극장장, 유정훈 쇼박스미디어플렉스 대표, 이건우 매그넘오푸스엔터테인먼트 이사, 이상무 롯데시네마엔터테인먼트 상무, 이상수 SBS플러스 엔터테인먼트본부 제작국장, 이세환 소니뮤직 차장, 이시연 흥미진진 대표, 이유진 영화사 집 대표, 이응민 파스텔뮤직 대표, 이종기 경기도문화의전당 공연사업부문 팀장, 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 이진영 포츈엔터테인먼트 대표, 이한대 싸이더스픽처스 대표, 임소영 유니버설문화재단 본부장, 임승용 용필름 대표, 장근수 MBC 드라마본부장,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정성효 KBS 드라마국장, 정창환 SM C&C 대표, 정형진 CJ E&M 콘텐츠운영국장, 조승욱 JTBC CP, 조영철 에이팝 프로듀서, 최규상 아메바컬쳐 이사, 최은경 신시컴퍼니 대표, 최재형 KBS PD, 태승진 예술의전당 예술본부장, 한경천 KBS CP, 한성호 FNC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황준민 JYP엔터테인먼트 홍보팀장. <총74명ㆍ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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