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커피 없이 못사는 현대인에게 ‘초록색’의 존재는 독보적이다. 바로 글로벌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의 초록색 로고이다. 현재 스타벅스의 글로벌 매장 수는 3만3000개 정도이며, 오는 2030년까지 5만 5000개 매장을 갖춘다는 목표이다.
하지만 국가별로 스타벅스 못지 않게 인기있는 커피전문점들도 있다. 특정 지역에서는 스타벅스가 힘을 못쓸 정도로 토종 브랜드가 우세하다. 각국을 대표하는 커피전문점 몇 개를 꼽아봤다.
스타벅스 맹추격, 토핑의 혁명 이룬 중국 ‘헤이티’ (Hey Tea, 중문명 시차)
“스타벅스보다 현지 브랜드 커피를 더 많이 구매할 것이라는 데 베팅한다” 지난 4월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최근 중국 투자자들이 이러한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타벅스의 글로벌 마켓 중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스타벅스는 중국 커피 시장에서 36.4%의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러한 파워에도 불구하고 중국 토종 브랜드의 성장은 무서운 기세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루이싱(Luckin) 커피가 가장 주목을 끌었으나, 분식 회계 비리를 저지른 탓에 미국 나스닥에서 퇴출되는 굴욕을 당했다.
루이싱의 빛나는 자리를 단 번에 차지한 주인공은 헤이티(Hey Tea)이다. 지난 2016년 탄생된 밀크티 브랜드로, 매장을 우후죽순 늘리면서 스타벅스에 부담을 안겨주는 상대로 떠올랐다.
헤이티는 현지 시장에서 스타벅스에 이어 8.8% 점유율(유로모니터, 2020년)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불과 5년 만에 이룬 성과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주링허우(90년 대 출생)를 적극 공략하고 있으며, 자체 개발한 배달 앱 및 무인주문시스템 ‘고(GO)’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헤이티는 ‘토핑의 혁명’을 이룬 메뉴로 인기가 높다. 음료에 밀크와 치즈 등의 토핑을 올려놓거나 망고, 아보카도와 같은 식재료를 섞어놓는 창의적 메뉴를 내놓는다. 이는 새로움과 개인 취향을 추구하는 주링허우에게 관심을 끄는 요소이다.
‘베트남의 스타벅스’, 베트남 ‘하이랜드커피’(Highlands Coffee)
베트남은 외국 브랜드들이 맥을 못추는 지역 중 한 곳이다. ‘하이랜드커피’, ‘더커피하우스’, ‘쭝응우옌’ 등 토종 커피 브랜드가 외국 브랜드의 공격에도 여전히 건재하다. 이는 베트남 고유의 커피문화가 강하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브라질과 함께 전 세계에서 커피 생산이 많은 나라로, 현지인들은 일상에서 베트남 스타일의 커피를 자주 마신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현지 사업자가 글로벌 기업보다 베트남 고유의 커피 취향과 시장 상황을 더 잘 파악했기 때문에 토종 기업들이 우세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지난 2002년 1호점을 연 ‘하이랜드커피’(Highlands Coffee)가 대표적이다. ‘베트남의 스타벅스’라고 불릴정도로 현지에서는 대중적인 브랜드이다. 강렬한 베트남 이미지에 카페쓰어다(베트남식 연유커피)를 포함한 메뉴들이 다양하게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300여 개 매장을 운영중이며, 지난 2003년 베트남에 진출한 스타벅스는 67개 매장을 갖고 있다.
캐나다 문화의 상징, ‘팀홀튼’(Tim Hortons)
맥도날드의 노란색 로고가 미국 문화를 대표한다면 커피전문점 ‘팀홀튼’(Tim Hortons)의 빨간색 로고는 캐나다 문화를 상징하는 하나로 자리잡았다. 팀홀튼은 오랜 기간 캐나다인의 사랑을 받은 도넛&커피 브랜드이다. 특히 ‘아이스캡’(Iced Capp) 메뉴는 ‘국민 커피’로 불릴정도로 현지인들이 자주 마신다. ‘아이스 카푸치노’(Iced Cappuccino)의 줄임말이지만 차가운 카푸치노보다 슬러시의 느낌이 강하다.
햄버거 브랜드 버거킹이 지난 2014년 팀홀튼을 인수한 이후에는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미 지역 외에는 아랍에미리트(UAE)를 중심으로 한 중동지역에서도 인기가 높다. 지난 2019년 중국 상하이에도 1호점을 오픈했으며, 10년 안에 중국 1500개 지점 개설을 목표로 삼고 있다.
유럽 석권한 영국 ‘코스타커피’ (Costa Coffee)
유럽에서는 1971년생 ‘코스타커피’ 매장이 스타벅스보다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명세가 덜한 편이지만 고향인 영국은 물론, 유럽 전역을 석권하고 있으며 전 세계 32개국에 매장이 있다. 이 때문에 코카콜라는 지난 2018년 커피 시장에 뛰어들면서 코스타커피를 39억파운드(한화 약 5조 6300억 원)에 인수했다. 유럽에서는 기존 코스타 매장을 유지하고, 미국이나 아시아 지역은 코카콜라 유통망을 활용해 스타벅스의 아성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탈리아식 커피의 자존심 ‘일리’ (Illy)
‘일리’(Illy)는 한국에서도 매장을 발견할 수 있는 커피전문점이다. 매장에 들어서면 메뉴판에 낯설은 이탈리아 커피들이 적혀있다. 일리의 고향이 이탈리아이기 때문이다. 커피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커피계의 아르마니’라는 애칭이 있을정도로 ‘이탈리아 고급 커피’로 통한다.
일리는 프란체스코 일리가 지난 1933년 이탈리아에서 ‘일리카페’(illycaffe)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최초로 현대식 에스프레소 기계인 ‘일레타’를 발명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일리는 현재 전 세계 40 여개국에 매장을 운영중이다. 카페 뿐 아니라 레스토랑이나 호텔, 가정을 통해서도 다량의 일리커피 원두가 소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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