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지방채 발행 거부당하자 SPC 통한 민관 합동
성남시의회에서는 “대장동 개발 불투명”…지방채 반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개발이익 왜 특정 기업에 줘야하나”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과도한 민간 이익으로 논란이 된 경기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사업과 관련해 성남시가 과거 민관 합동 개발 방식이 아닌 100% 공공개발 방식을 검토했지만, 당시 행정안전부의 지방채 발행 불가 방침과 시의회의 반발 탓에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채 발행을 통한 공공개발 추진에 대해 당시 성남시의회는 “LH도 포기할 정도로 사업성이 취약하다”라며 “직접 사업을 할 경우 적자투성이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30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성남시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당선 직후 대장동 개발사업을 추진하며 과거 LH가 추진했던 100% 공공개발 방안을 검토했다. 개발사업을 전담할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신설한 뒤 4562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해 초기 사업비를 충당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후 2012년 성남시가 작성한 사업검토보고서에는 SPC를 통한 민관 합동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실제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당시 성남시 도시개발사업단 내부 문건에 따르면 성남시는 “지방채 발행 승인 가능성이 낮아 민간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SPC(PFV) 형태로 사업방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며 “도시개발구역 지구지정 만료일인 2014년 3월까지 실시계획인가 신청을 해야 하지만, 중앙정부는 지방채 발행 심사 불가 입장”이라고 했다.
당시 상황을 아는 성남시의회 관계자는 “당시 이명박 정부에서 지자체의 부채율 등을 언급하며 대장동 사업에 지방채 발행하는 것을 승인해줄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성남시는 혼자 사업 비용을 충당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시의회 역시 지방채 발행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 시장과 언쟁을 벌이며 “사업성이 취약하다”고 주장하는 등 100% 공공개발에 반대했다. 지난 2011년 성남시회의록에 따르면 시의원들은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여러 사업들은 하는 순간 도시개발공사의 누적 적자가 될 것”이라며 “개발이 불투명한 대장동 사업에 중앙정부가 지방채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한 시의원은 이 시장을 향해 “LH도 포기한 대장동 도시개발사업에서 3000억이라는 개발 이익은 어떤 근거로 추산한 것인지, 초기인력 15명의 경험이 없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1조가 넘는 대형사업을 어떻게 담보하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사실상 민간 도움 없이 대장동 개발이 불가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이 시장은 당시 회의에서 “(밖에서는) 개발 이익이 생기기 때문에 민영 개발하자고 저렇게 데모하고 난리다. 시민으로부터 위임 받은 행정 권한을 행사해서 생기는 개발 이익을 왜 개인들한테 특정기업한테 줘야 되느냐”라며 “의회가 승인하지 않으면 지방채 발행은 못 하지만, 앞서 판교 개발 때는 왜 승인했나. 판교 개발과 대장동 개발에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반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