촙·에코모비·바이메드 등 베트남 주요 스타트업 일찌감치 발굴

초기 투자 시작, 공동 투자자 모집 등 마중물 역할 톡톡히

내년 베트남 등 신흥시장 500억 추가 투자 나선다

베트남 투자 선두주자, 벌써 28곳 ‘베팅’ [VC 릴레이 분석 ①넥스트랜스]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 베트남은 ‘넥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기회의 땅이지만, 아직까지도 투자자들에게는 미지의 땅이나 마찬가지다보니 다소 리스크가 있다. 일찌감치 베트남 시장을 눈여겨 본 넥스트랜스는 2014년부터 투자처 모색에 나서면서 투자업계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홍상민 넥스트랜스 대표이사는 “베트남에서 전도유망한 기업들을 추려 2014년부터 무려 2000곳 이상을 만났다”며 “넥스트랜스가 투자 중개 업무를 넘어 직접 투자 활동을 시작한 2015년부터 현재까지 28곳에 투자를 완료하는 등 한국 투자기업 중 가장 많은 수로 투자를 단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베트남의 쿠팡, 야놀자로 불리는 플랫폼 업체는 물론 헬스케어·핀테크 업체까지 발굴해 초기 투자를 성사했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을 찾아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됐으나, 투자한 기업들의 성장이 가시화되면서 국내외 벤처캐피탈(VC)은 물론 다양한 전략적투자자(SI)까지 후속 및 동반 투자자로 유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넥스트랜스가 투자한 기업을 보면 이제는 베트남에서의 굵직한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넘볼만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촙(CHOPP)’,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에코모비(Ecomobi)’, 물류 스타트업 ‘에코트럭(Ecotruck)’, 온라인 B2B 헬스케어 플랫폼 ‘바이메드(BuyMed)’, 숙박 공유 플랫폼 ’럭스테이(Luxstay)‘, 이커머스 플랫폼 ’티키(TIKI)‘ 등 베트남에서 가장 유망한 기업을 발굴 초기 투자를 단행했다.

홍 대표는 “특히 에코모비는 거래액이 약 2000억원에 이르는 알짜 회사인데 넥스트랜스가 발굴해 전 세계 투자자들을 모집, 공동 투자를 단행했다”며 “에코모비가 한 단계 더 성장을 위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 기존 주주들이 신뢰를 갖고 후속 투자도 단행한 좋은 투자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제는 넥스트랜스가 발굴한 기업이라면 검증된 기업이라는 평가가 쌓이면서 해외 VC는 물론 국내 대기업까지 넥스트랜스와 공동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촙 투자에는 국내 VC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퓨처플레이, 더벤처스 등이, 에코모비 투자에는 베트남 최대 자산운용사인 비나캐피탈은 물론 국내 대기업인 네이버, GS홈쇼핑 등이, 바이메드에는 미국의 대표 VC 세콰이어캐피탈, 국내 스마일게이트 등이, 티키 투자에는 국내 스틱벤처스, 미래에셋그룹 등이 참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홍 대표는 호치민 공대에서 강의를 하며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을 엿보고 적극 뛰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7년 대학원 시절 베트남에 방문했을 당시에는 베트남에 투자할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며 “2014년 호치민공대 기업가정신 프로그램(Entrepreneurship Program)에서 강의하기 위해 방문해보니 곳곳에서 스타트업이 만들어지는데다 베트남 학생들을 직접 만나보니 매우 똑똑하고 성장 의지도 강한 것을 보고 가능성을 엿보게 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베트남의 디지털화에 주목했다. 홍 대표는 “베트남의 디지털화는 아직 5% 수준이지만 모바일로 인해 얼마나 많은 비즈니스가 성장했는지 놀랄 수준”이라며 “여기에 교육 수준까지 향상되면서 향후 경제성장이 얼마나 클지 기대되는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넥스트랜스는 내년 조성하는 1500억원의 신규 펀드에서 약 500억원을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 사용할 계획이다.

그는 “이미 베트남에 투자한 기업들이 자금이 필요할 때 추가로 투자를 단행하는데 자금을 집행할 것”이라며 “또한 베트남을 넘어 동남아, 전 세계에 진출할 수 있는 신기술·신사업을 꾸준히 발굴해 투자할 것”이라고 향후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