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직원들 화나겠네” 올해 최우수 사원 정체 알고보니
완커그룹 사원으로 입사한 가상인간 ‘추이샤오판’.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직장인들 어떡하라고… 올해 ‘최우수 사원’의 정체가?”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완커그룹'에서 ‘올해의 최우수 신인사원상’을 받은 여성 직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여성이 다름 아닌 가상인간(Virtual Human)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회사 직원들조차 이 사실을 몰랐다. 뒤늦게 안 직원들은 조롱 섞인 반응을 보인다. 연예계를 파고드는 가상인간들이 이제는 현실세계에 사는 평범한 직장인들의 일자리까지 넘보는 모양새다.

13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위량(Yu Liang) 완커그룹 이사회 의장은 최근 중국의 메신저 위챗(WeChat)에 한 여성의 사진과 함께 “추이샤오판(Cui Xiaopan)의 완커 본사 우수 신인사원상 수상을 축하한다”는 글을 남겼다.

위 의장이 올린 사진 속 여성이 바로 추이 샤오판. 주목할 점은 추이샤오판의 정체가 진짜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진 가상인간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2월 1일 태어난 추이샤오판은 이후 완커그룹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위 의장에 따르면 추이샤오판은 시스템 알고리즘을 활용해 다양한 미수금 및 연체 알림, 비정상적인 작업 감지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추이샤오판이 촉구한 선불 연체 문서 상각률은 91.44%에 달할 정도다.

이날 위 의장이 추이샤오판의 정체를 밝히기 전까지 완커그룹 직원들은 추이샤오판이 가상인간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게시글에 완커그룹의 한 직원은 “예전에 메일을 받았을 때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가상인간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회사 직원들 화나겠네” 올해 최우수 사원 정체 알고보니
하나손해보험이 도입한 가상인간. [하나손보 제공]

하지만 추이샤오판의 외모, 능력과는 별개로 가상인간에게 우수사원상을 준 것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한 사원은 “연말에 우수사원상을 하나 덜 줘도 되겠다”고 조롱했고, 또 다른 사원은 “진정한 동료를 소중히 여겨라. 그들은 여전히 ​​인간”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업계에서는 향후 추이샤오판의 사례처럼 그동안 모델, 가수 등으로 연예계에 국한됐던 가상인간들의 활동 범위가 더욱 다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진짜 사람을 채용하는 것보다 상당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하나손해보험이 국내 보험사 최초로 AI 휴먼기술을 도입하며 회사 내 임직원 교육을 일임하기도 했다. 여기에 ▷법인보험대리점 설계사 대상 자사 보험상품 홍보 영상 ▷임직원 공지 ▷사내 행사 등에도 투입한다.

하나손해보험은 이번 기술 도입으로 사업 추진에 소요되는 시간과 인건비 등이 대폭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전담인력이 직접 촬영해왔던 영상을 간단한 텍스트 입력만으로 제작할 수 있게 돼서다.

한편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AI에 의한 일자리 위험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일자리의 43%가 AI로 대체될 고위험군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