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번번이 뒤지던 삼성, 중국 추격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상대로 반격에 나섰다. 충전 속도에서 중국에 번번이 밀려왔던 삼성전자가 10여분 만에 스마트폰을 완전히 충전할 수 있는 기술로 상표권을 신청했다. 당장 차기 신작인 ‘갤럭시 S23’ 시리즈부터 해당 기술이 도입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달 23일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삼성 슈퍼패스트 포터블 파워’라는 이름의 새로운 상표권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모바일 기기용 배터리 충전 기술이라고 명시해 차기작에 새로운 충전 기술을 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현재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가장 빠른 충전 속도는 45W다. 최신 제품을 완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이다. 반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작년부터 앞다퉈 10분 내 충전이 가능한 초고속 충전 기술을 선보이며 삼성전자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지난 달 샤오미는 단 9분 만에 0%에서 100% 완충할 수 있는 ‘홍미노트12 익스플로러 에디션’을 선보였다. 4300mAh의 배터리가 탑재된 이 제품에 대해 사오미는 210W 초고속 충전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중국의 또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VIVO)는 200W의 충전 속도를 지원하는 ‘IQOO10 프로’를 선보였다. IQOO10는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돼도 10분 만에 100%까지 완충할 수 있어 주목을 받았다.
중국의 오포(OPPO)도 150W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게이밍 전용 스마트폰을 출시했고, 240W 충전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여전히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인지도와 판매량이 앞서고 있지만 유독 배터리 충전 기술에서만큼은 삼성전자가 중국에 뒤지고 있는 셈이다.
앞서 ‘갤럭시 노트7’ 발화 문제를 경험했던 삼성전자로선 상대적으로 초고속 충전 도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배터리가 과열될 경우 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이번에 초고속 배터리 충전 기술을 상표권 등록하면서 차기작 갤럭시 S23 시리즈를 기다리는 이용자들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진 상황이다. 다만 상표권을 등록하더라도 반드시 실제 제품 적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기대감을 내년 이후로 늦춰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