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청정수소’ 강력 드라이브…각국 뛰어들어
맥킨지 “2050년 美 수소 일자리 340만개 예상”
시장 확대·시설 투자…늦으면 국제무대서 도태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 위기 속에서 미국이 ‘친환경 경제’의 첨병으로 ‘청정 수소’를 택하자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래 일자리 분야에서 청정수소 분야가 대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청정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그린수소와 소량 발생하는 블루수소를 의미한다. 현재 일반적으로 쓰이는 수소는 화학·철강 공장 등 생산시설에서 제품 제조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부생수소 에너지다.
24일 친환경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9월 발표한 ‘국가 청정수소 로드맵 초안’을 통해 2030년까지 미국에서 총 1000만t(톤), 2050년에는 총 5000만t의 청정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여기에 맞춰 미국은 매년 11월 2일을 ‘수소의 날’로 지정했다.
정부 차원의 재정 투자도 투입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는 청정수소 생산에 대한 세제 혜택을 담았다. 청정수소 생태계 육성이 시급하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청정수소는 향후 높은 출력이 필요한 건설기계·화물운송 분야를 비롯해 승용차 시장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소에너지는 기존 전기에너지보다 출력이 높아 각종 산업환경에서 활용도가 크다”며 “탄소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수소에너지에 집중하면 탄소로 인해 발생하는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각국이 주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의 중심인 미국에 발맞춰 각국도 청정수소와 관련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향후 탄소에너지가 아닌 소형 원자력을 활용한 수소를 생산하려는 전략을 발표했다. 연료전지, 수소탱크 제조시설 등 수소에너지 시설에 총 21억 유로(약 2조8000억원) 규모의 지원금도 배정했다.
독일과 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은 국제 수소 거래 시장인 H2글로벌에 참여하면서 판을 키우고 있다. 40억 유로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조만간 실행에 옮길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청정수소와 관련된 일자리가 확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맥킨지는 오는 2050년 미국에서만 수소 관련 일자리가 총 340만개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유럽연합은 2050년 유럽 전역에서 총 540만개의 수소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에서도 2050년까지 총 57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2050년까지 연간 2790만t의 수소를 100% 청정수소로 공급하고 해외 재생에너지-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해 40개의 수소 공급망을 확보할 계획이다.
청정수소 시장의 확대가 넘어야 할 산이다. IEA 등 에너지 기구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적으로 약 320개(200MW급)의 그린수소 실증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이 가운데 한국은 6MW(제주・나주·울산) 규모에 그쳤다.
또 2024년까지 영국(10GW), 프랑스(6GW), 포르투갈(5GW), 스페인(3GW) 등 선진국이 그린수소 생산시설 구축 계획을 밝힌 것과 달리 한국은 올해 10MW급 그린수소 생산 실증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수소전략을 강조하는 가운데 현대차가 넥쏘를 바탕으로 세계 수소차 시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향후 몇 년간 시설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며 “기업과 정부, 한 쪽이 주도하는 형태가 아닌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수소 생태계를 조성해야 국제적인 경쟁력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